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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따라오너라(성 마태오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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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21 조회수2,21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0, 9, 21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복음 묵상

 

 

에페소 4,1-7.11-13 (일치를 호소함)

 

형제 여러분, 주님을 위해서 일하다가 감옥에 갇힌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 주셨으니 그 불러 주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 너그럽게 대하십시오. 성령께서 평화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계시고 만물을 꿰뚫어 계시며 만물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에게 각각 다른 은총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바로 그분이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선물을 은총으로 주셔서 어떤 사람들은 사도로, 어떤 사람들은 예언하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은 전도자로, 어떤 사람들은 목자와 교사로 삼으셨습니다.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 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있어서 하나가 되어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태오 9,9-13 (마태오를 부르심)

 

그 때에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것은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배워라.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묵상>

 

마태오 사도는 주님의 도구가 되어 우리에게 거룩한 복음을 남겨주신 분이십니다. 그렇지만 오늘 마태오 사도의 거룩한 업적보다는 예수님과 대면한 인간 마태오에 대하여, 그리고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마태오는 세리였습니다. 당시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던 유다인들이 상종하기를 꺼리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외톨박이 세리 마태오는 여느 때처럼 세관에 앉아 있습니다. 유다인이었지만 동료 유다인들에게 이방인처럼, 죄인처럼 대우받을 수밖에 없었던 마태오였습니다. 허물없는 인간 관계,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운 평범한, 그렇지만 여느 유다인들처럼 평범하게 살도록 허락되지 않는 삶을 마태오는 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마태오는 자신의 직업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만남을 통해서 마태오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겠습니까? 사무적인 이야기, 경멸어린 눈초리가 아니었을까요? 여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태오가 진정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바로 이 마태오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나를 따라오라."

 

이 말씀은 하나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초대의 말씀입니다. 마태오가 간절히 원하였지만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따뜻한 한마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초대를 받자마자 즉시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었습니다.

 

"나를 따라오라."는 말씀은 인간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라는 마치 죽음과도 같은 상황에서, 더불어 사는 생명의 삶으로 마태오를 초대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율법에 충실했던 유다인 중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던 값진 초대를 예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아니 구세주이신 예수님만이 이 초대를 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초대, 이 부르심은 마태오를 새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였습니다.

 

마태오의 응답도 참으로 값진 것이지만, 이 응답이 있기 전에 예수님의 부르심이 있었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부르심을 통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또한 변화된 한 사람을 다른 이들에게 파견하십니다. 유다인들로부터 질타를 받던 '세리 마태오' '죄인 마태오'가 주님의 복음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사도 마태오'로 새로 남을 통해 예수님의 부르심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수님의 부르심의 의미를 깨달은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 주셨으니 그 불러 주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 너그럽게 대하십시오. 성령께서 평화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하십시오."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으로부터의 소외, 이웃으로부터의 소외, 사회구조로부터의 소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생의 많은 순간들을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당신과 함께,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예수님께서 친히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우리를 부르셨듯이 우리 역시 다른 이들을 함께 하는 삶으로 초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라고 파견하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은 예수님의 이 소명에 온 삶을 던지도록 초대받은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잘났기 때문에 초대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 부르심은 '예수님의 사랑'으로만 설명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믿는 이들은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에게 다가감으로써 예수님의 값진 부르심에 응답하여야만 합니다.

 

예수님의 따뜻한 부르심을 받은 우리 모두는 옆에 있는 형제 자매들을 바라 보아야 합니다. 혹시 내 자신의 아집과 이기심과 무관심 때문에 외로움에 지쳐있을지도 모르는 형제 자매들을 이제는 예수님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예수님을 좀 더 닮을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속해 있는 그리스도의 몸도 자라게 될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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