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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중한 만남(27주 나해 청소년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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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8 조회수2,653 추천수9 반대(0) 신고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중간고사는 다 끝났어요? 시험은 잘 보았지요? 여러분들이 시험공부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문득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았답니다. 시험날짜가 발표되면, "정말로 계획성있게 공부를 해야지" 라는 마음을 먹지요. 그리고는 하루 이틀은 정말로 열심히 공부합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이 부분은 내가 잘 아니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씩 꾀를 부리기 시작하지요. 또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제 공부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시험이 임박해서, 그리고 시험을 보면서 후회를 하지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잘 볼텐데..., 그때 왜 내가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여러분들도 혹시 이런 후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모르겠네요.

 

어쩌면 우리들의 삶이 이런 후회와 갈등의 반복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시험에 대한 후회보다도 더 큰 후회는 아마도 사람에 대한 후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즉, 내가 의도했든지, 의도하지 않았든지 간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그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졌을 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 영명축일을 축하한다고, 복사단에서 제게 선물로 책을 주었습니다. 무슨 책인가 보았더니, "클릭 N세대 유머 시리즈"였습니다. 제 강론이 너무 재미없고 썰렁해서, 이런 책을 선물했나봐요. 그래서 성심 성의껏 이 책을 화장실에서 다 읽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재미있었던 이야기 하나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지요.

이쁜 여자, 못생긴 여자

1. 화장할 때:

이쁜 여자-역시 그러니까 이쁘지...  

못생긴여자-화장한다구 이뻐질까...??

 

2. 회사에서 실수할 때:

이쁜 여자-머. 그럴수두 있지. 사람이 넘 완벽하면 보기 안좋아~~

못생긴여자 - 니가 그렇지 머~~ 집에 가서 살림이나 배우지 그랫~!

 

3. 술자리에서 술 잘 마실 때:

이쁜 여자-오호~ 얼굴두 이쁜애가 술까지 잘 마시네~~

못생긴여자 - 그래~! 술이라더 잘 마셔야징...

 

4. 아파서 조퇴할 때:

이쁜 여자-그래그래 숴야지~~ 빨리 들어가 숴~

못생긴여자 - 니 꽤병이지? 땡땡이 치고 어디 갈라고 그랫~! --+

 

5. 물건 깎을 때:

이쁜 여자-이거 사세요~ 깎아 줄께요~ 그냥 공짜로 줄까요? ^^;

못생긴여자 - 안 살라면 절루 가요~

 

6. 입사할 때:

이쁜 여자-행복이 뭐 성적 순인가...  

못생긴여자 - 공부만 잘함 뭐해~

 

7. 화낼 때:

이쁜 여자-어머 어쩜 화내는 것 두 이렇게 이쁠수가...

못생긴여자 - 못생긴게 승질까지 드럽네

 

우리는 이 이야기처럼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그러다보니 실수를 하게되고,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앞서도 말했듯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아주 엉망으로 만들게 되지요.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어느 정도의 이혼이 허락되었습니다. 즉, 아내가 남편에게 수치심을 남겨주면 이혼장을 써주고서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이 모세법에 적혀 있었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아내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혼장을 써주고서 헤어졌답니다. 심지어는 음식을 하다가 태웠다고 쫓아내기도 했지요(지난 번 여름 캠프 때 보니까 우리 학생들이 밥을 많이 태우던데, 우리 학생들이 그 당시에 살았다면 아마 모두 쫓겨났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쫓겨난 여자는 불행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 특히 자신과 혼인을 한 여인과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드는 그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천지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예수님의 이 혼인에 관한 말씀은 단순히 부부 사이에 대한 말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안에는 이웃에 대한 사랑까지도 담겨져 있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는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더 소홀히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이 정도는 이해해 주겠지.’, ’가족인데.. 친구인데..’ 라는 나 만의 생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곤 합니다. 그러한 나만의 생각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절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라고 강한 어조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지요.

 

이 말은,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으로 긴 시간을 기다려 만남을 이룬 것이고, 그런 긴 시간을 기다려 만난 그 소중한 인연인 만큼 아끼고 사랑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인연을 혹시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잠시 옆에 있는 친구들의 얼굴을 한 번 보세요. 뒤에 계신 어른들도 옆의 분의 얼굴을 한 번 보십시오.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쑥스러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이 만남은 바로 이 세상의 시작이시고, 이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짝 지워주신 만남이라고 생각되기에 더욱 더 소중한 만남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소중한 만남을 깨뜨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왜 항상 후회를 하고 갈등을 할까요? 그것은 내 자신 안에 있는 오해와 이기심에서 나온 것입니다.

 

오늘 나의 말이 하느님께서 짝 지워 주신 것을 갈라놓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봅시다. 또한 오늘 나의 행동이 하느님께서 짝 지워 주신 소중한 인연의 끈을 잘라 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오늘 나의 마음이 그 뜻 깊은 만남을 버리려고 하지는 않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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