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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4-10 조회수2,190 추천수8 반대(0) 신고

오늘의 무대의 중심인물은

유다와 베드로이다.

예수 수난극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두 인물이다.

 

유다는 성월요일의 주인공이기도 하였는데,

오늘은 더욱더 그 역할이 분명해 지기 시작한다.

<스승인 예수를 팔아먹을 자>라는 것이다.

유다 또한 일말의 양심은 있었을 것이고

나름대로 예수를 존경은 하고 있었다.

또 나름대로의 기준 하에 예수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랑과 존경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이용될 뿐이었다.

예수를 팔아먹는 자는 처음부터 준비된 악인은 아니었다.

일상 속에서 편의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유다적 사랑과 존경을 예수께 드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예수를 팔아먹을 가능성을 항상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유다를 나쁜 놈으로 치부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은 예수를 어떻게 사랑과 존경하고 있는지,

상황에 따라서 예수를 사랑하기도 하고 내치기도 하는

그런 나는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으뜸 사도인 베드로의 연약한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늘 큰소리치지만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할 자>라는 것이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으로부터 으뜸사도 역할을 맡으라고

인정받은 사람이었고

나름대로 그 누구보다도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위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 사도는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할 정도로

연약한 면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손치더라도

정말 순탄치 않은 위기가 닥치면

주님을 배반하고 부인할 가능성을 언제나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자, 이렇게 본다면 오늘의 주인공인

유다와 베드로,

어떻게 보면 상반된 인물인 것 같지만

실상은 같은 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나는 유다이기도 하고 베드로이기도 하다.

<예수를 팔아넘길 자>가 될 수도 있고

<예수를 세 번 부인하며 배반할 자>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이러한 유다와 베드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각자 직시하고

그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라고 촉구하신다.

 

따라서

그 누구를 유다같은 놈이라고 힐책하고 비판하지 말자!

그 누구를 베드로같은 배신자라고 욕하지도 말자!

내가 바로 유다이고

내가 바로 베드로가 아닌가?

내가 바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게되는

유다이고 베드로란 말이다.

그리고 겸허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자.

 

그리고 고백하자.

주님, 제가 바로 당신을 팔아넘길 유다입니다.

제가 바로 당신을 세 번이나 부인할 베드로입니다...

 

아,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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