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술에 얽힌 사연 (4/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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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04-20 | 조회수1,719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오늘은 강원도 도청에 있는 공무원들과 소주를 한 잔했다. 내가 있는 청소년 수련관은 원래 강원도의 재산이다. 사실 그들이 주인이고 우리에게 자신들의 재산을 맡겨둔 것이다. 운영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의 관계는 참으로 중요하다.
사실 몇 일전에 오늘의 식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맘 한 구석이 조금은 떨떠름했다. 그들과 어색한 표정과 몸짓을 해가며 식사를 해야하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나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수도생활하는 사람이, 사제가 꼭 이런 것까지 해야하는 생각을 피력하며 다른 형제 자매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 자신의 깊은 내면을 돌아보니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난 너무도 교만했었다. 그 공무원들에게 굽히기 싫었던 것이다. 고고하게 머리를 쳐들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왜 숙여! 싫다 그러면 가지 뭐!하고 튕기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모습을 들여다 보니 참 웃겼다. 그리고 한심한 맘이 들었다.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위의 감정들을 감춘 체 그 감정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제, 수도자를 들먹였던 것이다.
우리 수도회를 창립한 돈 보스꼬는 당시의 정부 관료등의 사람들과 오늘날 내가 겪고있는 모습보다 몇 배 더 어려운 관계 안에 있었다.
그분이라도 인간적인 어려움이 없었을까? 결국 그분은 아이들을 위해서, 하느님을 위해서 그렇게 하셨으리라.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의 우매함을 질책하시다가 그들에게 사명을 맡기신다.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말이다.
나의 인간적인 성숙함이 바탕이 되지 않는 다면 과연 내가 그분의 사명을 어찌 전할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부활을 체험하지 않으면 무엇을 전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난 내가 너무도 인간적인지는 모르지만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을 이렇게 알아듯고 싶다.
"진정한 인간, 참다운 인간이 되라. 그러면 다른 이들이 내가 누군지 알게 될 것이고 그것이 고통중에 있는 그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리라. 그것을 행하라" 라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오늘 마셨던 소주는 왠지 달았다....*^^* 내일 별 탈이 없어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있다... 하하하 과음하지 맙시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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