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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에 꽁꽁 숨어있는 잘못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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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1-07-19 조회수1,543 추천수8 반대(0) 신고

              "나는 곧 나다."

 

 1972년 12월 대림시기부터 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때 저는 ’미성년자’라는 딱지를 떼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앞길을 결정하고 스스로가 자기의 삶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하는 ’성년’이 될 준비를 하는 중요한 시기의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 저는 어떤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그 어떤 목표도 갖지 않은 채 세월에 떠밀리어 그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기에 실업계인 상업학교(입학시험도 안보고...) 졸업을 앞두고 있었는데도 취직하는 데나 대학교로 진학을 하는데나 그 어디에도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모든 일에 ’열의’도 ’성의’도 없이 열심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내가 이왕에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이렇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살아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 이왕에 이 세상에 태어나 사는 것. 가장 최고의 삶을 살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최고의 삶에로 나아가는 것일까?’ 하고 그것을 알아내기 위하여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이 세상 것을 얻기 위하여 열심히 사는 사람들!

 결국에는 모든 것이 다 물거품처럼 없어져 버릴 것들을 목표로 삼고 사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잠깐 들여다 보았는데 여러모습의 삶이 있었지만 아무 곳에서도 만족을 얻지 못하였고, 세월이 지나도 조금도 변색되지 않고 흔들림없이 모두가 완벽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부류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성인"들 이었습니다.

 그래서 즉시 "성인"들에 대해서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들은 다만

"자기 자신을 만들어 주신 분께서 뜻하시는 대로 살다가 자기가 나온 곳으로 올곧게 돌아간 분"들 이라는 것을 알게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목적지로 잘 돌아가신 분들!

 "나는 곧 나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의 뜻이 무엇인지를 안 사람들!

 ’이 세상에서 살다간 사람들 중에 가장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 그분들이라면

 나도 그분들처럼 살아보아야겠다.’ 고 생각하니 자신에 대하여 좀더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나를 만드신 분은 어떤 분이실까? 그분이 내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 물음은 계속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저의 조상들로부터 천주교회 안에 있는 사람이었기에 저를 만드신 분이 누구이시라는 것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분이 어던 분이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분을 두 눈으로 본적도 없고,

 그분의 음성을 두 귀로 들어본 적도 없고,

 두 손으로 그분을 만져본적도 한번도 없었기에

 그분에 대하여 도무지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느껴보기 위하여

 고개를 위로 젖히고

 두 눈을 감고

 아무 생각없이

 계속해서 입속으로

 다만 이렇게 외어보았습니다.

 

 "하느님!"............................................

 "나!"....................................

 "하느님!"................................................

 "나!"..............................................

 "하느님!".....................................................

 "나!".................................................................

 

 한참을 그렇게 외우다보니 하느님의 존재는 저의 머리를 뚫고,

 제가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뚫고,

 머리 위로 한없이 한없이 커져 나아갔습니다.

 도무지 작고 작은 제 머리로는 잴 수 없을만큼 점점 더 커져 나아갔습니다.

 땅 위에 있는 저의 존재는 그와 반대로

 저의 몸을 벗어나 점점 더 작아지면서

 아래로 아래로 한없이 내려가

 전혀 제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먼지보다도 더 작아져 있었습니다..........

 그러한 느낌은 그 전에는 전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차지한, 제가 바라볼 수 있는, 제가 알고 있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공간을 넘어서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러한 공간을 차지하고 계신 분을 먼지보다도 작은 제가 감히 어떻게 바라볼 수가 있겠습니까?

 

 한없이 크시고 빛이신 그분!

 한없이 작고 작은 더러운 점 하나인 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감히 그분 앞에 고개를 들고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까지 저는 저 스스로를 별 문제가 없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저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까지 그 기준이 되는 잣대를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에게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제 그 기준이 되는 잣대를 하느님께 두려고 하니까 하늘과 땅 만큼보다도 더 큰 차이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아!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까?

 어떻게 해야 그분 앞에 바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크시고도 크신 그분 앞에 바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아주 작고 더러운 점 하나인 저"를 들여다 보려고 하였지만 도저히 들여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오는 모든 순간에 자신을 찾으려 하지 않고 꼭꼭 싸매며 밖에 있는 것들만 바라보며 살아왔기에 그 껍질도 단단하여졌을 뿐 아니라, 캄캄한 자신의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조차 뜨여있지를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곧 나다." 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시는 그분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먼저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많은 애를 쓴 끝에 그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의 약점, 결점들을 하나 하나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제게 있던 "안젤라 성녀"에 관한 책에 그분이 자신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 결점들을 알아내어 나열해 놓은 것을 보고 저도 그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그 일도 처음에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계속 애를 쓰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저 자신에 대하여 알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고 싶지 않은 외면하고 싶은 약점, 결점, 나쁜 습관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말이 너무많고, 무슨 일에나 결단력이 없고, 끈기가 없어 무슨 일이나 끝까지 하는 일이 없고, 남에게 의지하기를 좋아하여 스스로 책임지는 일이 하나도 없고, 너무나도 게으르고, 군것질하기를 좋아하고, 남을 비판하기를 좋아하고, 자기만 잫났다고 생각하여 남을 없신여기고, 화를 잘내고.......... 등 등. 스무 가지도 더 되는 것들을 겨우 알아내어 적어보았습니다.   

 

 그런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은 그래도 찾아내고 수긍하기가 쉬운 편이지요.

 더 안에 꽁꽁 숨어 있는 것들은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하나 하나 속속 드러났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지면 관계상, 시간 관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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