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허공으로 몸을 던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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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07 조회수1,961 추천수11 반대(0) 신고

혹독한 군사정권 아래서 억울하게 갖혀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의연하게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나갔던 한 분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니고 있었던 모든 소유물을 다 빼앗기고 온갖 가치관을 파괴당한 채, 굶주림과 추위와 짐승 같은 학대 속에서, 순간 순간마다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그분께 대한 전적인 신뢰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과 유머, 그리고 나무들이나 저녁노을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제 비극적인 상황을 다스려주는 순간 저는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누구든 그분께 대한 전적인 신뢰심과 뚜렷한 목적의식을 지닌 사람은 어떤 열악한 환경도 견디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의 고백을 통해 제가 확인할 수 있었던 하나의 진리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을 지날 때, 하느님께 대한 확신과 전적인 신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정신적 유대는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대한 신뢰심 부족으로 인해 물에 빠져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지르는 베드로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어찌 그리도 긴가민가 하면서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과도 흡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와 투신 그것은 말로나 생각으로는 극히 간단해 보이지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인간의 감각적 능력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들과 논리적인 것들만을 선호하는 이 시대에 인간의 육적인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지할 수 없는 초월적인 하느님을 선택하고 신뢰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이 비록 신앙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반신반의하는 영양가 없는 신앙생활을 계속해 나가는 것입니다.

 

군대생활을 하면서 낙하산을 타고 수 천 미터 상공에서 점프를 해보신 분들은 경험하셨겠지만, 낙하병들의 불안하고 초조한 심리 상태는 점프순간이 다가옴에 따라 점점 고조된다고 합니다. 특히 낙하 전날 밤, 그리고 낙하를 위해 헬리곱터에 오르는 순간, 그리고 이윽고 수 천 미터 아래로 뛰어내려야만 하는 순간 그 불안감은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허공으로 몸을 던지고 어느 정도 낙하하다가 성공적으로 낙하산을 편 순간, 모든 불안감은 일시에 사라지고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할 큰 희열과 평화, 안도의 순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뜨뜨미지근한 신앙생활, 반신반의하는 상태에서의 신앙생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신앙생활로는 하느님을 체험할 수도, 전적인 투신에서 오는 자기이탈이나 해방감도 맛볼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매일의 삶은 마치도 거친 파도 위를 헤쳐나가는 배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그 배 위에 주님이 함께 타고 계시기에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우리 배의 선장이신 그분께서 인도하시는 방향에 전적으로 신뢰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리고 모든 지혜와 역량을 다해 우리의 길을 가려는 노력입니다.

 

 

이 아침의 묵상

 

1. 집착이 없으면 고통도 없습니다. 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오는 것입니다.

 

2. 주님께 의탁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거친 풍랑 속에서도 당신을 찬미할 능력을 주십니다. 고달픈 세파 속에서도 꾸준히 하늘의 별을 세며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3. 약해지지 마십시오. 산다는 것은 내가 선택한 포기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며 신비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서러운 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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