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금을 냅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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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8-13 | 조회수1,791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그냥 수도원에서 지낼 때는 잘 몰랐는데 사업장(교육회관) 책임을 맡고보니 세금 문제가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
우리 수도회는 다른 수도회나 교구와 마찬가지로 종교법인으로 고유목적 사업을 하는 한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세금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월급을 줄 때면 괜히 내가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지도 않은 월급에 이것저걱 떼고 나면 정말 봉투가 너무 얇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실수령액은 전체 월급의 90%가 채 안될 것같다. 따라서 각종 세금이나 연금으로 빠지는 것이 10% 이상이란 말이다.
이러니 사업 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하면 탈세를 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같다.
그러나 어쨌거나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지 않은가!
사실 우리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을 살면서 함께 살아갈 지혜로써 세금제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를 꾸려가기 위한 기금을 일부씩 담당할 수 밖에 없고 교회 신자로서 교회를 꾸려가기 위한 교무금과 헌금을 낼 수 밖에 없다.
오늘 주님께서는 세상을 위해서도 세금을 바치신다. 물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시기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나는 가끔 미사봉헌 시간에 이런 생각을 한다. 신자들은 모두 줄 서서 헌금을 하는데 수도자, 성직자들은 왜 하지 않는 걸까? 아무리 어렵고 수입이 없는 할머니조차도 세금(헌금)을 내는데 본당 신부와 수녀도 분명 얼마되지 않지만 월급이 있지 않은가? 교회를 위해 헌금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하고... 하늘나라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또 신부님, 수녀님이 헌금을 하게 되면 부담스럽지요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가끔 사복으로 시골 본당 미사를 참여할 때면 만원짜리 한장 헌금하는 재미(?)를 톡톡히 느끼기도 한다.
나도 헌금을 했다... 수도원에 들어와서부터는 헌금을 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때만 헌금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수도자, 성직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기에 사실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하느님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 하느님 나라는 돈으로 세금을 지불하는 곳은 아니다. 나의 기도와 봉사, 희생으로 세금을 내어야 하는 곳이다.
국가에서 내라 하면 마지 못해 하면서도 십일조(?)를 내는데 교회를 위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라면 십일조가 왜 그리 커 보이는지...
자, 교회를 위해 하느님 나라를 위해 기꺼이 십일조를 바치자. 돈으로 할 수 없다면 기도와 봉사, 희생을 통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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