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9-12 조회수1,630 추천수13 반대(0) 신고

가수 안치환이 부른 노래 가운데, 가사가 제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가 있습니다. 가끔씩 장거리 여행을 할 때마다 이 노래가 들어있는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조금씩 배우곤 합니다. 음미할수록 마음에 드는 노랫말입니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 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 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 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오늘 저는 참으로 재수가 좋았습니다. 오늘 저는 우연히 노랫말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짧은 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분을 바라보면서 저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봉사요? 봉사랄것도 없습니다. 제가 살아있는 한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같아요. 고통이요? 고통에 대해서는 이제 신경 끄기로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이 짧은 여행길, 잠시나마 같이 여행하라고 보내 주신 친구가 고통 아닌가요?"

 

그분은 무엇보다도 손해보는데 익숙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딱한 사람을 만나 그냥 지나치면 죄가 되는 줄 아는 사람, 속는 줄 알면서도 속아주는 사람이 바로 그 분이었습니다.

 

그 분의 삶을 생각하면서 말로만 떠들어대는 헛껍대기 같은 제 신앙이 참으로 부끄럽게 다가왔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의 요지는 "그리스도인은 세상사람들과 뭔가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통속적인 사랑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사랑, 세상 사람들이 하는 보상을 바라는 속보이는 봉사보다는 한 차원 더 높은 봉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만일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우리가 실천하는 사랑의 행위에 물질적인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개입된다면, 그 사랑은 결코 참된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어렵고 고통스럽겠지만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과 병을 준 그 사람까지도 우리가 기꺼이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며, 함께 새 출발할 수 있는 사랑, 그 사랑이 참사랑이리라 믿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