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꾸만 버려야 할 이유... | |||
---|---|---|---|---|
이전글 | 부르심과 응답(11/6) | |||
다음글 | 시골 아저씨 같은 사제 | |||
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11-07 | 조회수2,359 | 추천수25 | 반대(0) 신고 |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 옷들을 끄집어 내고 여름내 입었던 옷들을 정리하노라니 왠 옷이 이렇게도 구질구질하게 많은지... 실제로 철마다 마음에 들어 입는 옷은 몇벌에 불과한데 제대로 입지도 않고 여기저기 처박아 놓은 옷들이 귀찮을 정도로 다가온다.
학생시절에 늘 방을 옮겨다니던 때는 이사를 할 때마다 짐을 정리하니 그래도 늘 짐이 쌓이기 전에 단촐하게 정리하곤 했는데 이제 한 방에서 몇년간 살게 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만 잡동사니들을 끌어모아온 것이 드러난다.
주님께서는 당신 제자가 되려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다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버려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주님으로 가득차기 위해서 이리라. 내가 가지고 있는 만큼 그만큼 주님으로 덜 채워지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하면 나를 비우고 비워야 하리라.
그렇다면 우리가 비워야 할 것은 비단 물건만은 아닌 것같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하느님으로 채워지지 못하게 막고 있는 모든 것, 그 중에서도 우리의 탐욕과 위선과 교만, 우리의 아집과 독선, 우리의 죄와 악습들... 이러한 것을 내어 던져버려야 하리라.
오늘은 오랜만에 방청소를 해보자.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하고 묻어놓은 것들을 끄집어내어 나에게서 빼내자. 책들은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도서관에 내어놓고 옷도 꼭 입을 것만 남겨놓고 재봉방에다 내어놓자.
오로지 그분을 섬기고 그분으로 채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만 내가 가질 수 있도록 하자.
그래야 그분의 제자다운 제자가 될 터인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