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사할 시간 조차 없었던 돈보스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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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1-12 | 조회수2,517 | 추천수28 | 반대(0) 신고 |
<11월 13일 화요일> 루가 17장 7-10절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하고 말하여라."
<식사시간조차 없었던 돈보스코>
각고의 노력 끝에 사제로 서품된 돈보스코에게 당시 여러 곳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토리노 시내 큰 본당에서, 종합병원 원목실에서, 부자의 가정교사 등등.
그러나 돈보스코는 그가 극진히 사랑했던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좋은 자리를 모두 뿌리치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사제로서의 품위 있는 삶을 내팽개치고 아이들과 함께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면서 웃고 즐기는 돈보스코의 모습을 주변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사회 분위기 안에서 사제는 주로 본당이나 병원에서, 또는 학교나 가정의 소성당에서 성무활동에만 충실했습니다.
당시 이런 화이트칼라급인 사제 돈보스코가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뛰어 노는 모습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돈보스코가 처음 오라토리오(청소년들과 교육자들 사이의 교육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 성당, 운동장, 교실, 기숙사 등이 합쳐진 종합적인 개념)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돈보스코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돈보스코가 드디어 미쳤다고 하고 정신병원에 넣으려고까지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스코는 그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 예수님처럼 아이들 사이로 육화하십니다. 돈보스코는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어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 종일 길거리를 떠돌아 다녀봐도 그 누구도 자기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어른이 없었는데, 그것도 신부님이 먼저 말을 건네 오고, 자기들이 하는 놀이에 끼어 들고, 자기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돈보스코의 삶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영혼 구령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었던 겸손 그 자체였습니다.
생존당시 돈보스코는 이미 수 천명의 남녀 살레시오 회원들과 협력자들의 존경받는 영적인 아버지로 살아가셨습니다.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간 남녀 살레시오회를 잘 정착시키고, 고생하는 회원들을 격려하게 위해 끝없는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성당을 건립했습니다.
또한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를 짓기 위해서 끊임없이 은인들을 찾아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새벽녘까지 도와준 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돈보스코는 당신의 식사시간을 쪼개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세상을 떠난 돈보스코의 시신을 확인하던 의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지닌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돈보스코의 몸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소모된 상태였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몸이었습니다.
자신이 지녔었던 모든 힘과 지식, 능력과 에너지 모두를 남김없이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쏟아 부었던 사람이 바로 돈보스코였습니다.
그리고 돈보스코는 살아있을 때, 이미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도 이룰 수 없었던 커다란 성공을 거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돈보스코를 만날 때마다 이미 "성인(成人)" 대하듯 했습니다. 그가 설립했던 살레시오 남녀수도회와 협력자회는 이미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었습니다. 돈보스코 자신이 확립한 예방교육은 이미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으로 학계에 널리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겸손되이 말합니다.
"저는 보잘것없는 종에 불과합니다. 그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의 협력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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