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cm 밖에 안되는 팔다리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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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1-20 | 조회수2,015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이란 책이 요즘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일부가 새로 개편된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오토다케는 자신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휠체어를 타고 다닙니다. 왜냐하면 그는 팔다리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를 가진 그의 다 자란 팔다리라야 고작 10cm도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다케는 자신의 신체로 인해 주눅이 들거나 위축되는 법이 결코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신체장애에 대해서 "초개성적"이라고 자랑합니다. 한번은 오토다케가 길을 가는데 누군가가 이런 말로 그를 놀렸습니다. "이 팔다리 없는 놈아!" 저 같았으면, 그 순간 너무나 기분이 나쁘거나 마음이 아파 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토다케는 즉시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쳤습니다. "뭐라구? 야, 이 팔다리 있는 놈아!"
이렇게 당당히 살아가는 오토다케가 있기까지는 부모의 노고가 참으로 컸습니다. 오토다케의 부모는 이 특별한 아이를 아주 평범한 아이로 키우고자 노력했습니다. 보통 부모라면 이런 아이가 태어난 것에 대해 굉장히 속상해하고 또 부끄러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토다케의 부모는 아이의 탄생을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아이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결코 특별한 아이가 아닌 개성 있는 아이로 키웠습니다. 학교도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보냈었고, 모든 학업 뿐 아니라 체육수업, 소풍까지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경험하게 했습니다.
요즘 오토다케는 10㎝밖에 안 되는 팔다리로 일반인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양쪽 어깨로 농구공을 드리블하고, 겨드랑이로 철봉을 껴앉고 턱걸이를 합니다. 글을 쓸 때는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을 씁니다. 가위 한쪽 끝을 입에 물고 다른 쪽을 어깨로 누른 채, 얼굴을 돌려가며 종이를 자릅니다. 옷 갈아입는 것과 화장실 가는 것만 빼고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합니다. 오히려 술에 취한 친구를 자신의 휠체어에 태워 지하철역까지 태워 줄 정도였습니다.
오토다케는 일본의 유수한 대학을 졸업하여 유능한 방송리포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토다케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통해 세상의 숱한 장애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왕성한 저작활동을 통해 세상사람들의 기쁨과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오직 머리와 몸통밖에 없는 처지의 오토다케가 건장한 젊은이 100명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인인 오토다케를 바라보면서 저는 너무도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토다케가 하나도 가지지 않은 팔을 저는 두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오토다케가 하나도 가지지 않은 다리를 저는 두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습니다. 오토다케를 바라보면서 제게 주어진 이 건강한 몸 하나만으로도 저는 참으로 많은 은총을 넘치도록 받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우리 같이 한번 반성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은총을 넘치도록 받고 또 받았는데, 그 은총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받은 건강, 지식과 재능,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과연 어떻게 활용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참으로 다양한 은총의 선물을 산더미처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처지를 비관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지금 오토다케처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닌 이 육신은 머지않아 우리가 낡고 더러워진 옷을 벗어버리듯이 벗어 던져야 할 육신입니다. 우리가 지닌 재물은 머지 않아 우리의 손에서 모두 새어나갈 재물들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이 재능은 머지 않아 그 수명을 다할 이 육신과 함께 땅에 묻힐 재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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