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가 억울하다 느낄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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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12-28 | 조회수2,686 | 추천수29 | 반대(0) 신고 |
살아가노라면 내가 억울하다고 느낄 때가 가끔 있다. 왜 내가 억울하게도 남으로부터 온당한 대접을 못 받는가 생각될 때 말이다. 나는 사랑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랑이 왜곡되어 돌아오고... 왜 나만 자꾸 참고 희생해야 하는지... 왜 나만 욕을 얻어 먹어야 하는지... 왜 나만 부자로 못살고 있어야 하는지... 왜 나만 더 예쁘지 못해서 인정받지 못하는지... 왜 나만 더 똑똑하지 못해서... 왜 나만 이런 병에 걸려서... 왜 나만...
이렇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
이렇게 내가 억울하다고 느낄 때 나는 헤로데 치하에서 예수님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무죄한 어린이들을 생각한다. 그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그렇게 죽어야만 했단 말인가?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었단 말인가?
가슴미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억울할 데가 어디 있는가 말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도(?)를 닦은 지금에서도 가끔은 이렇게 내가 억울하다고 느낄 때가 있으니... 허허 참, 아직도 너무도 멀었구나 생각된다.
그 억울함을 못내 떨쳐 버리려고 그 무죄한 어린이들의 억울하고 억울한 죽음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러면 나는 억울하지 않아... 하나도 억울하지 않아...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설혹 억울하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대업을 이루시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면 난들 어쩌란 말인가? 욥이 말한 것처럼 어찌 주님께서 주시는 좋은 것만 받고 나쁜 것은 받지 않으려 한단 말인가?
무죄한 어린 순교자들이여, 이 못난 나를 위해 빌어주소서. 억울함에 사무치는 순간이 있을 때마다 그대 어린 순교자들을 생각케 하소서. 그대들이 억울함을 억울하다 하지 않고 묵묵히 죽임을 당하였듯이 나의 억울함의 순간에도 그 때문에 반항하거나 울분에 좌절하지말고 더욱더 사랑하게 하소서. 더욱더 나를 내어 던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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