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두려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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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2-04 | 조회수2,120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연중 제4주일 (2002-02-04)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스바 2,3;3,12-13 독서 : 1고린 1,26-31 복음 : 마태 5,1-12ㄱ
[두려움] 그때에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호수 건너편 게라사 지방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셨을 때에 더러운 악령 들린 사람 하나가 무덤 사이에서 나오다가 예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그를 매어둘 수가 없었다. 쇠사슬도 소용이 없었다.
여러 번 쇠고랑을 채우고 쇠사슬로 묶어두었지만 그는 번번이 쇠사슬을 끊고 쇠고랑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는 밤이나 낮이나 항상 묘지와 산을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짓찧곤 하였다.
그는 멀찍이서 예수를 보자 곧 달려가 그 앞에 엎드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왜 저를 간섭하십니까? 제발 저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것은 예수께서 악령을 보시기만 하면 “더러운 악령아, 그 사람에게서 나오너라” 하고 명령하시기 때문이었다.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군대라고 합니다. 수효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자기들을 그 지방에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애걸하였다.
마침 그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악령들은 예수께 “저희를 저 돼지들에게 보내어 그 속에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더러운 악령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거의 이천 마리나 되는 돼지떼가 바다를 향하여 비탈을 내리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돼지 치던 사람들은 읍내와 촌락으로 달려가서 이 일을 알렸다.
동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러 나왔다가 예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바로 입고 멀쩡한 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이 일을 지켜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사람이 어떻게 해서 나았으며 돼지떼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동네 사람들에게 들려주자 그들은 예수께 그 지방을 떠나 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배에 오르실 때에 마귀 들렸던 사람이 예수를 따라다니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지만 예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주께서 자비를 베풀어 너에게 얼마나 큰일을 해주셨는지 집에 가서 가족에게 알려라” 하고 이르셨다.
그는 물러가서 예수께서 자기에게 해주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두루 알렸다. 이 말을 듣는 사람마다 모두 놀랐다. (마르 5,1-20)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 중에 가장 큰 두려움은 ‘자신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한다.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는 자신의 변화에 직면하는 때다.
처음에는 자신의 문제를 느끼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상담자를 찾아오지만 그 문제가 분명해지고 그것을 해결하는 길은 자신이 변화하는 길밖에 없음을 깨닫는 순간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교묘하고 끈질기게 인간을 사로잡고 있는 이 두려움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변화를 가로막는다.
그래서 많은 내담자들이 변화의 요청 앞에서 포기하거나 회피한다.
어떤 이는 치료과정을 포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교묘하게 상담의 진행과정을 바꾸려고 시도하거나 상담자에게 반항하기도 한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 새로운 자신을 만나게 되고 변화된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를 이대로 내버려두세요. 너무 지쳤어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의 과거의 삶의 방식으로 되돌아가 안주하고 만다.
게라사의 악령 들린 사람은 예수를 만났다. 악령에 사로잡힌 그가 예수께 제발 간섭하지 말라고 큰소리로 외친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예수께서는 그를 미친 사람처럼 휘두르고 있는 혼란으로부터 구해 내신다. 그는 두려움을 넘어 새사람으로 다시 난 것이다.
그것을 목격한 동네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자기들이 사는 곳을 떠나 달라고 청한다. 두려움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보고 자기들에게도 일어나게 될 엄청난 변화를 두려워했던 것이다.
매일 나에게 주어지는 나 자신을 변화시킬 기회를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고 마는 나도 그 동네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닐까? 김영수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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