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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덕고리대금업자-막가파사채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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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15 조회수2,103 추천수18 반대(0) 신고

2월 16일 토요일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루가 5장 27-32절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려고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악덕 고리대금업자, 막가파 사채업자>

 

오늘 복음은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가장 악랄하고 질 나쁜 악덕 고리대금업자 수 십 명과 함께 예수님께서 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셨던 것입니다. 이를 바라보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아니!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공공연하게 백성들 앞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던 자가 어떻게 저런 상종 못할 인간 쓰레기들과 식사를 같이 하다니?"하면서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 시대 세리라는 직업은 유다인들 사이에서 가장 혐오스런 직업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직업 중에 가장 혐오스런 직업, 세상 사람들로부터 공공연하게 손가락질 받던 직업이 바로 세리였습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세리라면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친척들조차 부끄러워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닐 정도로 부정부패와 탈세로 얼룩진 부끄러운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바로 세리들이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세리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안하무인의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동족들에게 갖은 공갈과 협박, 폭력을 행사해가면서 혈세를 울궈내는데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저지른 부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로마제국에 일정액을 상납하면서 구차스런 삶을 연명해갔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사채업자 중에서도 가장 악덕 사채업자, 고리대금업자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고리대금업자들이 바로 당시 세리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세리 레위를 당신 제자로 부르십니다. 그러자 레위는 처음으로 자신을 인간대접 해주는 예수님 앞에 감격하고 맙니다. 그리고 너무도 기쁜 나머지 큰 잔치를 준비하고 친구 세리들을 다 불러모읍니다. 그날 레위의 집은 오늘날로 치면 악덕고리대금업자들이나 막가파 사채업자 수 십 명이 모여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앉아서 웃고 떠들고 즐기면서 편안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러한 광경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에게 큰 스캔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그들이었기에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입니까?"하고 따지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저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진정 크나큰 위로를 받습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삶, 스스로 "한심하다 한심해"하고 탄식할 정도로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신부도 사람인데"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세속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부적절한 취미생활이나 물질에 대한 지나친 애착 그 한가운데서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을 받는 이유는 바로 오늘 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한없는 자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예수님의 관대함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다른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십니다. 천사로서의 내가 아니라 죄인인 나를 사랑하십니다. 완벽한 내가 아니라 매일 지지리도 부족하게 살아가는 나를 사랑하십니다.

 

그분은 나의 숱한 부족함, 갖은 인간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하십니다. 결국 나의 온갖 약점과 죄도 결국 그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분은 결국 나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나에게 다가오시고 나를 사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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