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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봉은 얼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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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16 조회수2,107 추천수14 반대(0) 신고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2002-02-16)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58,9ㄴ-14 복음 : 루가 5,27-32

 

 

[연봉은 얼만데요?]

 

그때에 예수께서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셨다.

 

그러자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고 예수를 모셨는데 그 자리에는 많은 세리들과 그 밖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그들의 율법학자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입니까?” 하고 트집을 잡았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루가 5,27-32)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고학력 실업자들이 많아졌다. 직장도 그만큼 줄어들었겠지만 수입은 많고 힘들지 않은 직장을 찾으려는 생각도 한몫했을 것이다.

 

새로운 직장을 잡으려면 누구나 조건을 따진다. 연봉은 얼마인지, 근무 시간과 조건은 어떠한지 등. 스타들의 연봉 협상이 관심거리고,

 

연봉의 많고 적음이 그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시대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정의든 불의든, 남이 죽든 살든 상관이 없다.

 

그만큼 우리는 돈이 최고인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돈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예 하느님 자리에 돈이 슬그머니 들어와 앉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주님의 날인 주일은 일에 밀리고, 휴가에 밀리고, 동창회에 밀리고, 취미생활에 밀리고, 심지어는 곗날에까지 밀리는 판이니 이제 더이상 밀릴 곳조차 없어 보인다.

 

하긴 예수님은 머리 둘 곳조차 없으셨던 분이시고, 천대받는 데는 이골이 나 있으시니 별로 새로울 것도 없겠지만 말이다.

 

세리 레위는 큰 잔치를 벌일 수 있을 만큼 수입이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부르시자 레위는 연봉도 묻지 않고, 근무 조건도 따져보지 않은 채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 나섰다.

 

오늘날 우리에게 예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하신다면 어떻게 할까?

 

“예? 뭐하는데요? 사람을 낚는 일이요? 연봉은 얼만데요? 주5일 근무에, 월차 연차 다 있죠? 전 주일 근무, 시간 외 근무, 야간 근무는 안 합니다.”

 

이런 말을 듣고 나면 예수님은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

 

                            곽명호 신부(대전교구 신탄진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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