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버지의 아들'과 '네 아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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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3-01 | 조회수1,630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2002, 3, 2 사순 제2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루가 15,1-3.11-31(잃었던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아버지의 비유)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그분 가까이 모여왔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이 투덜거리며 "이 사람이 죄인들을 맞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구나" 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 둘이 있었는데 그 중 작은아들이 아버지에게 ’아버지, 재산 가운데 제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그들에게 살림을 나누어 주었더니 며칠 후에 작은아들은 (제 몫을) 다 거두어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는 거기서 방탕한 생활을 하여 자기 재산을 낭비했습니다. 그가 모든 것을 탕진했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는 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고장에 사는 어떤 사람에게 가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그를 자기 농장으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했습니다. 그는 돼지가 먹는 가룹 열매로라도 배를 채워 보려고 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제 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꾼들은 빵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서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으니 저를 아버지 품꾼의 하나로 써 주십시오.’
그러고서 그는 일어나 자기 아버지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가 아직 먼 거리에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릉 알아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서 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아버지에게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습니다.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는 가락지를 끼워 주고 발에는 신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내다 잡아라. 먹고 즐기자. 사실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찾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들에 있었습니다. 그가 돌아오면서 집 가까이 이르렀을 때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듣고 하인 하나를 불러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하인은 그에게 ’당신 아우가 돌아와서 당신 아버지께서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그를 성한 몸으로 맞이했기 때문이지요’ 하고 말했습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나와서 그를 달랬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에게 대꾸하여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를 두고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게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라고 염소새끼 한 마리도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살림을 창녀들과 함께 집어삼킨 아버지의 이 아들이 돌아오니까 그에게는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다니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으며 내 것은 모두 네 것이다. 그런데 너의 이 아우는 죽었다가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찾았으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단다."
<묵상>
아버지의 아들이 살아오니까 기쁘십니까? 네 아우가 살아왔는데 기쁘지 않단 말이냐?
’아버지의 아들’과 ’네 아우’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작은아들이 돌아왔습니다. 눈물이 마를 새 없이 기다려온 아버지에는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작은아들은 여전히 아버지의 아들이었습니다.
가족들 내팽치고 가출했던 동생이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그를 내쫓지 않고 아니 꾸중 한마디 없이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벼르고 벼르던 형에게는 모든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염치없이 집에 기어들어온 동생놈은 그렇다쳐도, 무엇이 좋은지 속없이 잔치를 베푸는 아버지의 심사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동생은 더이상 동생이 아니라, 아버지의 아들일 뿐입니다.
동생이 살아오니까 기쁘시지요. 오늘 함께 멋지게 어울려요.
그래 오늘 우리 흠뻑 취해보자꾸나.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이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도 많은 형제 자매들이 아버지의 집을 떠납니다. 오늘도 많은 형제 자매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아버지의 집을 지키고 있는데. 나는 내일도 지금까지처럼 아버지의 집을 지키고 있을텐데.
아버지의 집을 떠나는 이의 등 뒤에 거친 말 내뱉지 않기를. 언젠가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꼭 돌아오라는 따뜻한 마음 전하기를.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는 이를 온 마음으로 받아주기를. 아버지의 집에서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이에게 질시의 눈빛 거두기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다시 만난 형제 자매들을 예전의 나의 형제 자매로 기쁘게 맞아 주기를.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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