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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효자와 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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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07 조회수1,876 추천수19 반대(0) 신고

3월 8일 금요일-마르코 12장 28-34절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또 둘째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한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효자와 싸가지>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은 저녁식사가 끝나면 대체로 그날 하루 발생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농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한 형제로부터 이야기 한가지를 전해듣고 배꼽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담을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절친한 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둘 가운데 한 명은 효자로 소문이 나있었고, 다른 한 명은 "싸가지"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습니다.

 

하루는 싸가지 없는 친구가 효자 친구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너를 보고 사람들이 효자라는 소리들을 하는데,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이냐?"

 

효자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 그저 일상 생활 안에서 작은 것이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 내 사랑을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예를 들어서 오늘 같이 추운 날, 나는 아버지가 출근하시기 5분전쯤에 미리 아버지의 외투를 입고 내 체온으로  덥혀 아버지께 드리곤 하지"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싸가지 없는 친구는 "그래? 뭐 대단한 일도 아니구먼!"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효자친구가 가르쳐준 방법을 그대로 따라서 했습니다.

 

아버지가 화장실 가신 사이에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서 아버지의 외투를 찾아 입고는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아들은 몹시 추워 와들와들 떨었지만 한편으로 흐뭇한 심정으로 아버지가 나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밖에서 그러고 있는 동안 안에 집안에 계시던 아버지 어머니는 출근은 해야되는데 외투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당신은 도대체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 "간밤에 혹시 도둑이 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둥 옥신각신하던 부모님이 한참만에 밖에서 그러고 서 있던 아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들의 그러고 서있는 모습을 발견한 아버지는 아들이 미처 설명할 겨를도 주지 않고 노발대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아들의 뒤통수를 때리면서 하시는 말씀. "야! 이 싸가지 없는 놈이 이제 남의 옷까지 손대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랑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저는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때로 우리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한다고 노력하지만 사랑의 기술이 너무도 부족하기에 그러한 노력이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의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기술이 필요합니다. 전략이 필요합니다. 준비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제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 부모들의 맹목적인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비교육적이고 미성숙한 부모사랑은 아이들을 성장에로가 아니라 파멸에로 몰고 갑니다.

 

많은 부모들이 부모로써 마땅히 해야할 도리를 하지 못할 때 쓰는 방법이 물질공세입니다. 과도한 용돈, 지나친 방임 등등. 이런 경우 나중에는 걷잡을 수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곤 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도로 준비되고 계산된 성숙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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