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신이 필요했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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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3-08 | 조회수1,858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사순 제3주간 금요일 (2002-03-08)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호세 14,2-10 복음 : 마르 12,28ㄱㄷ-34
[당신이 필요했소]
그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가는 계명입니까?”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또 둘째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이 말씀을 듣고 율법학자는
“그렇습니다. 선생님,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은 과연 옳습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너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는 감히 예수께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르 12,28ㄱㄷ-34)
내 안에서 또 우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논란이 있다. 구걸하는 거지에게 돈을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돈을 주어봤자 술이나 사 먹고, 자립 능력을 방해하며, 또 많은 경우 뒤에 있는 깡패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어떨 땐 가짜 거지도 있다, 어쩌고 하면서 갑론을박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기껏해야 천 원짜리 두어 장 주는 것인데 왜 그렇게 많은 이론과 생각, 감정과 규칙 따위가 들락날락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이다.
하느님도 그러실까? 그이들도 하느님의 품안에 있는 사람들임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오로지 사랑의 ‘단순한’ 실천이 아닐까.
예수님, 저희가 당신의 몫까지 다 차지해서 지휘하고 통제하려 들지 않게 하소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배고플 때 당신은 인도주의 단체를 만들어 내 배고픔에 대해 토론해 주었소. 정말 고맙소.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 당신은 조용히 교회 안으로 들어가 내 석방을 위해 기도해 주었소. 정말 잘한 일이오.
내가 몸에 걸칠 옷 하나 없을 때 당신은 마음속으로 내 외모에 대해 도덕적인 논쟁을 벌였소. 그래서 내 옷차림이 달라진 게 뭐요?
내가 병들었을 때 당신은 무릎 꿇고 앉아 신에게 당신과 당신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소. 하지만 난 당신이 필요했소.
내가 집이 없을 때 당신은 사랑으로 가득한 신의 집에 머물라고 내게 충고를 했소.
난 당신이 날 당신의 집에서 하룻밤 재워주길 원했는데. 내가 외로웠을 때 당신은 날 위해 기도하려고 내 곁을 떠났소. 왜 내 곁에 있어주지 않았소?
당신은 매우 경건하고 신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 같소.
하지만 난 아직도 배 고프고 외롭고 춥고 고통받고 있소. 당신은 그걸 알고 있소? (작자 미상. 뉴욕 맨해튼의 흑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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