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를 바라보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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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3-09 | 조회수2,706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2002, 3, 9 사순 제3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루가 18,9-14 (바리사이와 세리의 예화)
스스로 의롭다고 믿고 남을 멸시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였고 또 하나는 세리였습니다. 바리사이는 서서 저 혼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나는 강탈하는 자나 불의한 자나 간음하는 자 따위의 다른 인간들과는 같지 않을 뿐더러 이 세리와도 같지 않습니다. 나는 한 주간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내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로 눈을 들 생각도 못하고 자기 가슴을 치며 '하느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저 사람과는 달리 이 사람이 의롭게 되어 자기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사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사람은 낮추어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여질 것입니다."
<묵상>
주님과 마주 한 고요한 시간... 새벽 1시. 하루를 마치면서 끝기도를 바칩니다.
하루 동안의 모든 것. 사람들, 일들, 모든 상념들... 아쉬움과 뿌듯함이 오고가는 시간입니다.
내 자신 참으로 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흔들리는 나를 봅니다.
책과 씨름하는 무수히 많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견디기 힘든 외로움에 지친 나를 봅니다.
만나야 할 벗들, 하고 싶은 일들 뒤로 밀어넣고 고독의 행진을 계속해야 하는 지금 때때로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픈 유혹에 빠집니다.
아직 유학을 떠난 것도 아닌데, 벌써 이렇게 힘들고 지치니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하는 공부인데, 공부 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만만했던 나인데, 친한 벗에게조차 말 못할 걱정과 고민이 짓누릅니다.
이게 바로 나입니다. 있는 그대로 나입니다. 이제 나를 제대로 보게 됩니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는 솔직한 모습을 봅니다.
벗들에게 보여지는 내가 아니라, 벌거벗은 나를 이제야 조금씩 보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나에게 나를 보여주십니다. 때때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약한 모습이지만, 보듬고 가야 할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지난 몇 달... 나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깨닫게 해주신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약함을 모두 없애버릴 수 없겠지만. 언젠가 또 다시 힘겨움에 한탄을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 나를 알게 된 지금 행복합니다. 다시 한 걸음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사람은 낮추어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여질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약함을 감추는 사람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자신의 약함을 깨닫는 사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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