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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제10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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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10 조회수1,671 추천수4 반대(0) 신고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마라. 그는 이미 내 눈 밖에 났다.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며>

 십자가의 길을 신비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향하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

 

제10처 예수님께서 옷벗김 당하시고, 초와 쓸개를 맛보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o.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병사들은 기진하여 넘어지신 당신에게 달려들어 옷을 벗겼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옷이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인데, 감히 당신의 옷을 벗기다니!......

창조주이시며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는 임금이신 당신의 옷을 벗기는데

당신께서는 어찌 그리 가만히 계실 수가 있습니까?.....

어떻게 반항 한 번 않으시고 그런 취급을 당하시고만 계십니까?.....

 

 어린아이는 옷을 입지 않아도 아무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른이라면,

그 누구라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당신에게서 기적의 힘을 얻었던 사람이거나, 말씀을 듣고서 믿고 따르던 사람이거나, 당신을 반대하여 그 되어가는 것을 보려고 왔던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벗김을 당하신 것입니다.....

 오, 주님! 이런 일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만 합니다. 이런 행동을 용납하신 당신께서 어떻게 계속해서 "나를 따르라" 고 제게 말씀하실 수가 있으십니까?......

 

 전 제 몸이 부끄럽습니다.

그 옷 안에 숨겨진 제 자신을 드러내기가 왠지 모르지만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제 몸의 부분들이 다 완벽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누가 볼까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싸고 또 싸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을 ’어떻게 더 좋게 보일까?’ 하고 궁리하며 좋은 옷으로 치장도 합니다. 그런데 당신께서 지금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으시고 벌거벗은 채로 서 계시는 것입니다..............

 

 전 못합니다! 절대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말씀을 좀 들어보십시오. 주님!.........

 태초에 당신께서 직접 ’가죽옷을 만들어’(창세기 3,21) 아담과 그의 아내에게 입혀 주시지 않으셨나요? 입혀 주셨으면 그만이지 왜 그 옷을 벗기려고 하십니까? 입는 것이 더 편한데 말씀입니다...............

 

 그런데 주님! 한가지 걸리는 것이 제게도 있습니다.

 창세기 3장에 보면 아담과 그의 아내는 아훼께서 "따먹지 말라" 고 이르신 말씀을 거역하고 금한 열매를 따먹은 후에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 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리우고 하느님 앞에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 제가 알몸을 드러내기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의 잘못 때문인가요?.... 아니면 원조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기 때문인가요?........

 

 당신께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으셨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고(세상 사람 모두가 옷을 입고 사니까..) 살아 갈 수 있었을 텐데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쩐지 저 자신을 싸고 또 싸며 산다는 것이 께름직하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아담이 죄를 지은 후에 알몸을 드러내기를 부끄러워 무화과 나뭇잎을 엮어 앞을 가리우고 당신 앞에 서 있기를 두려워 하여 나무 뒤에 숨었었고, 지존하신 당신께서는 저의 죄를 기워 갚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벗김을 당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 지금은 제가 두려워하고 그렇게 하기를 싫어하지만 언젠가는 당신을 따라 이 길을 걸어가 마침내 당신처럼 입고 있던 거짓의 옷, 죽음의 옷을 훨훨 벗어버리고 옷을 벗어도 부끄럽지 않는 어린 아이가 되어, 알몸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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