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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제14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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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14 조회수1,919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며>

 십자가의 길을 신비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향하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o.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제 당신의 모습은 아무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포에 들러 쌓여 캄캄한 땅 속에 묻혀계신 당신!......

그 누가 당신을 하늘과 땅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이시라고 여길 수가 있겠습니까?.........

 당신의 몸은 이제 조금만 지나면 썩어버릴 흙덩이에 지나지 않는 시체가 되어 더 이상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시체는 썩으면 심한 악취를 풍기기에 그 어떤 더러운 쓰레기보다도 더 사람을 역겹게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땅을 파고 그 안에 묻어둡니다. 그리고는 그 위를 밟고 다닙니다...........

 땅은 온갖 더러운 것들을 다 받아들여 새롭게 만들어 새 생명을 키워내는 곳입니다.

시체는 아무도 모르게 땅 속에서 썩어 거름이 되고, 그 거름은 전혀 새로운 생명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땅 속 그 어두운 곳에 홀로 묻혀계신 사랑하올 주님!

그곳에서 당신이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엄청난 일을 준비하시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감히 당신을 주님이라 부를 수 있으며, 어떻게 감히 영원히 살 꿈이라도 꿀 수 있겠습니까?...............

 

 태초부터 준비하신 일!.... 당신은 그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백성들에게 고대하게 하셨던 구원의 일을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께서 보통 사람인 저와 같이 되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감히 제가 당신을 따라나설 수 있겠습니까?........ 당신께서 언제나 절대자이신 하느님으로서 하늘에만 계시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저에게 지시를 내리셨다면, 어떻게 제가 당신의 말씀을 따르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당신은 저와 똑같은 사람이 되시어, 저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제가 걸어가지 않으면 안될 길을 따라 먼저 걸어가시었으니, 어떻게 제가 "나를 따라 오너라" 하시는 당신의 말씀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오, 사랑하올 주님! 당신을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마련하신 사랑의 길, 십자가의 길로 저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나서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이전의 모든 사람들처럼 무덤에 묻혀서 썩는 것으로 일을 끝내셨다면, 저는 절대로 당신을 따라 나서지 않습니다....... 당신의 죽음이 바로 새로운 참 생명을 위한 준비 작업이었기에 저도 새로운 삶의 대한 희망으로 당신을 따라 나서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희망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주님!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시라면 절대로 이런 일을 하실 수 없음을 저는 당신께서 가신 이 길을 따라 오는 동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치도 한 알의 밀알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땅 속에 들어 가 다 썩어 싹을 틔울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그렇게 무덤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부족하기만 하고 보잘것없는 저를 살려주시기 위해 그토록 큰 고통을 당하셨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당신 사랑을 기워 갚기 위해 이 고통을 당하겠습니다......... 이제 그 십자가를 제게 넘겨주십시오!.....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몰랐을 때 저질렀던 온갖 죄악을 다 기워 갚아 하느님의 의노를 풀어드리기 위해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저를 어머니 뱃속에 생기게 하여 주신 주님!

당신께서 제가 있기를 원하시는 그 자리에 제가 있게 하여 주십시오!.......

모든 사람을 다 다르게 각자에게 맞는 크기와 모양새를 갖추어 만들어 이 세상에 내보내 주셨으니, 주님! 제게도 제가 해야할 몫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 몫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사오니 저를 도와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제가 있어야 할 그 장소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을 다하는 그런 삶을 살고자 최선을 다하렵니다........

 

 제 몫이 어떤 것이든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당신은 사랑 그 자체이시니 제게 맞는 가장 좋은 것을 제게 주시리라는 것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제가 저에게 주어진 제 몫을 다하고 당신 앞에 나서는 그 때에 당신께서 두 팔을 벌리시고 저를 안아주실 것이며, 당신께서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다 제게 주실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오, 사랑하올 주님! 당신께서 무덤을 헤치고 부활하신 후에 당신의 살과 피를 참생명의 음식인 빵과 포도주로 내어 주시어 당신을 먹는 모든 사람을 살려 내셨듯이, 저도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라 십자가 위에서 죽어 무덤에 묻힌 후에 당신처럼 새사람으로 다시 살아나게 되면 제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저의 살과 피를 만나는 모든 이웃에게 나누어주어 그들 모두를 살려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마침내 제 생명이 다하는 그날! 제 할 일을 다 마치고 당신의 몸처럼 빛나는 모습이 되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그리스도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루가 2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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