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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죄 앞에서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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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18 조회수1,724 추천수17 반대(0) 신고

가끔

어떤 형제나 자매가

나에게 와서

<들었어?

거기 있잖아, 그 형제 말이야...

.... 하다던데... 웃기지도 않어...

지 꼬라지도 모르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어...>

등의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려!> 하고 응답하고 말지만

씁쓸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도대체 누가 죄인이고 누가 죄인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가 죄인이라고 단죄하는 사람이

수산나처럼 무고한 사람일 수 있고

우리가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흉악한 모리배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간음하다 잡힌 여인처럼

그 누가봐도 죄인이라 단정할 수 있는 사람에게조차도

같은 죄인인 주제에 단죄할 수 없다고 가르치신다.

죄인이 죄인이 단죄한다는 것은

도토리 키재기일 뿐이 아닌가?

 

동병상린이라고

죄인이 죄인을 보면

그 죄를 함께 아파하고 위로해 주고

기도해 주어야 할텐데,

어찐 일인지

우리네 인간들은

죄인이면서도 죄인을 바라보면

자기 꼬라지를 보는 것 같아서인지

몰아부쳐 완전히 매장시켜 버리고자 하는

지독히 악한 생각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인간은 죄인일 수 밖에 없는가 보다.

 

성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죄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이렇게 권고한다:

 

<하느님의 종은 죄 외에 어떤 일도 못마땅해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죄를 지을 경우라도 하느님의 종은

이 죄를 보고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흥분하거나 분개하면 그 죄를 판단할 하느님의 권한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 때문에도 분개하거나 흥분하지 않는 하느님의 종은

진정코 아무 소유도 없이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리면서

자기에게는 아무것도 남겨 두지 않는 사람은 복됩니다.>

 

나는

혹 누구의 죄 때문에 흥분하거나 분개하고 있지는 않은가?

 

드러난 죄와 드러나지 않은 나의 죄 중에 어떤 것이 더 큰 것인지

겸허히 생각해 보자.

드러난 누구의 죄가 정말 감추어져 있는 나 자신의 죄보다도

무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돌로쳐라!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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