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진정한 경청자(4/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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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2-04-25 | 조회수1,722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부활 제 4 주간 금요일(요한 14,1-6)
사제라는 소명을 살아가는 사람이 그렇듯이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의 기쁨, 슬픔, 분노, 서운함이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준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은 대부분은 사제들이 공감하는 내용이다.
듣는 것을 전문직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상담가, 심리치료사 역시 그런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때론 그런 ’들음’으로 인해서 자신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기에 더욱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잘 준비한다라고 하는 것은 그저 필요한 조건 정도가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다.
내가 만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그 사람을 위한 마음의 공간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가시나무라는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상징들처럼 상대방은 내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도 못하고 어느새 떠나가버릴 것이다. 혹시 내 안에 가시를 키우고 있다면 상대방은 오히려 나로 인해서 더욱 깊은 상처를 갖게 되리라. 그리고 나의 내면에 조그마한 바람이 불어도 스스로 외로워하고, 괴로워하게 되리라.
오늘 복음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집에는 있을 곳이 많으며 우리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러 가시겠다고 말씀하신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물론 그 사실을 믿는 이들에게 그럴 것이지만 말이다.
그분은 우리를 위한 진정한 사제요, 상담가요, 심리치료사이시기에 나의 기쁨과 슬픔, 괴로움과 서글픔, 내 삶 안에서 겪게될 온갖 역경중에 쉴 그 자리를 마련해주시리라.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시고, 우리를 안아주시리라.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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