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18번 | |||
---|---|---|---|---|
이전글 | 우리 시대의 아버지(5/1) | |||
다음글 | 일치와 결실 | |||
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5-01 | 조회수2,295 | 추천수24 | 반대(0) 신고 |
5월 1일 부활 제 5주간 수요일-요한복음 15장 1-8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 18번>
어제 오전에는 최근에 저희 집 식구가 된 세 명의 아이들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처음 일주일간은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인데, 그 과정 안에 저와 간단히 만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일단 아이들을 안심을 시키는 일이고, 또 힘겹지만 함께 열심히 잘 해보자고 새끼손가락을 거는 일입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어제도 저는 우선 아이들을 제 사무실에 편안하게 앉혀놓고 오징어를 두 마리 구웠습니다. 그리고 잘게 찢어주면서 제가 늘 써먹는 18번 레파토리를 꺼냈습니다.
"애들아! 그동안 얼마나 고생들이 많았니? 내가 니들 겪어온 고생 말 안 해도 다 안다. 이제 지난 세월은 다 <팔자려니> 생각하고 조금씩 잊도록 해라. 그리고 이제는 <여기가 내 집이다!>하고 생각들 해라. 이제 <여기가 내 뿌리고 고향이다!> 라고 여기고 지내거라. 여기 신부님 수사님들은 너희들 괴롭히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너희들 도와주려고 있는 사람들이란다. 최대한 이곳에서의 생활을 잘 활용하고 너희들 미래를 잘 준비하거라. 그래서 너희들 인생도 한번 활짝 꽃피워야되지 않겠니?"
오징어를 씹느라 바쁜 가운데서도 아이들은 나름대로 제 말을 새겨듣는 듯 했습니다.
진심으로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은 흔들리는 아이들의 뿌리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뿌리인 저희를 통해 아이들이 왕성하게 영양분을 흡수해서 보란듯이 한번 다시 서게 하고 싶습니다.
이런 저희의 간절한 바램은 예수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길을 잃고 정처 없이 방황하는 백성들의 든든한 지주이자 굳건한 뿌리가 되고 싶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그분은 우리에게 매일의 영양분을 공급해주시는 생명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죄와 악행으로 시든 영혼의 가지에도 다시금 생명의 수액을 보내주시는 구원의 근원입니다. 가지가 뿌리 없이 아무런 의미가 없듯이 주님 없는 우리 삶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