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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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6-07 | 조회수2,062 | 추천수21 | 반대(0) 신고 |
6월 8일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신심 기념일-루가복음 2장 41-51절
"그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통증>
마리아와 요셉이 성지순례를 왔다가 미아가 된 소년 예수를 사흘만에 성전에서 다시 찾았을 때서 예수가 부모에게 했던 말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루가 2,49)라는 말은 정말 심한 말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은 마리아의 가슴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남겼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면 이제 "너는 너고 나는 난데 왜 상관이냐?"는 식의 막가는 말, 다시 말해서 이제 자신을 멋대로 하게 놔두라는 말인데, 어머니 마리아로써는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애태워하며 사흘 동안이나 예수를 찾았는데, 막상 찾고 나니 한다는 말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괘씸한 놈!"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셨던 마리아는 즉시 생각을 바꿉니다. 예수가 했던 말을 처음에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그 말을 간직하고 또 묵상하고 생각을 거듭하던 중 한가지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는 내 아들이기도 하지만 만민의 아들이라는 사실. 이런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 마리아의 신앙은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의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서 마리아는 종전의 인간적, 기복적 신앙에서 보다 한 차원 높은 성숙한 신앙인이 됩니다. 이기적인 신앙에서 보다 이타적인 신앙에로 도약을 합니다.
마리아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예수 역시 점차 인간성에서 메시아성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제 유다의 한 작은 고을인 나자렛에서 태어났던 예수는 온 세상의 하느님이 됩니다.
마리아 역시 한 평범한 시골처녀의 신분을 벗어나, 하느님의 어머니로써의 삶을 점진적으로 준비하게 됩니다. 마리아의 믿음은 이 순간 결정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 사건과 관련지어 우리 역시 한가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혹시라도 우리는 예수를 독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누군가를 아니면 그 무엇을 독차지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지닌 가장 보편적인 욕구입니다. 그런데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독차지하게 될 경우, 그것의 가치나 본모습이, 자유스러움이 상실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독차지하게 될 때 다른 이들이 받게 될 손실이나 타격은 큰 것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 누군가를 독차지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소유는 결국 사람을 부자연스럽고 부자유스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며, 메시아이며, 또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큰 것인지요? 또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은 얼마나 신선하고 명쾌한 진리인지요?
그렇다면 이제 이렇게 좋은 분, 이렇게 큰 스승이 계심을, 그분의 위로와 격려는 얼마나 은혜롭고 감미로운 것인지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하겠습니다. 또 그분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행동해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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