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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6-08 | 조회수2,369 | 추천수22 | 반대(0) 신고 |
6월 9일 연중 제 10주일-마태오 9장 9-13절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가능성 1%>
큰 이벤트에는 반드시 공식 상품이 지정됩니다. 88올림픽 때나 2002년 월드컵에도 막대한 후원금을 지원한 기업체의 상품이 공식 상품으로 지정되었고, 그런 제품들은 사람들로부터 양질의 상품으로 인정받아 날개돋힌 듯 팔리게 됩니다.
그런데 유다 사회 안에서 공공연하게 죄인으로 인식되던 "공식 죄인"이 있었는데, 바로 세리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세리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런 일이었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마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갖은 욕설과 비웃음, 손가락질은 그런 대로 견딜 만 한 것이었습니다. 더욱 견디기 힘든 일은 먹고살기 위해 가난한 동족들의 혈세를 갖은 방법을 통원해서 수탈해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리보전을 위한 상납의 방편으로 늘 돈을 뒤로 빼돌리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만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태오 역시 세관에서 세금을 걷던 세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세관 앞을 지나가시던 예수님께서 피로와 수심으로 가득한 마태오의 얼굴을 바라보십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투명하고 선한 시선이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마태오는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몰라 안절부절하기 시작합니다. 그날 들어온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만, 점점 당황해하는 자신을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세관 앞에 서글픈 표정으로 앉아있는 마태오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직업에 대한 심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동포들의 혈세를 착취하는 인간, 매국노라고 손가락질 받는 인간이 바로 자신이라는 데 대한 깊은 좌절감이 마태오의 일상을 휘어잡고 있었습니다.
이런 마태오의 내적인 심경변화를 잘 읽고 계셨던 예수님은 마태오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마태오를 붙들고 있었던 모든 굴레를 떨치고 일어서게 하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당대 "짐승 같은 인간"이었던 마태오를 당신의 가장 가까운 제자로 삼으십니다.
마태오와 예수님과의 만남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번 하느님의 자비를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 우리가 부족하고 비참하게 살아간다 할지라도 그분께서는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인내하십니다. 우리 안에 긷든 1%의 가능성을 눈여겨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육체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시고 자비로운 영의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우리가 볼 때 아무리 비참해 보이고 쓸모 없어 보이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예수님 그분께는 모두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 변화 가능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이런 하느님 자비 앞에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비록 오늘 우리가 부끄럽게 살아도 다시 한번 일어서려는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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