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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7-04 | 조회수2,061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7월 5일 연중 제 13주간 금요일-마태오 9장 9-13절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우선순위>
"벽난로"란 뜻을 지닌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 끼아라 루빅은 진정한 희생이 어떤 것인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희생은 밤을 새워 기도하고, 금식을 하고, 불편한 잠자리를 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곁을 지나는 모든 이들,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 모두를 항상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과 일맥상통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란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제사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제사인 자선이 더욱 가치로운 것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진정한 자선, 진정한 자비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실천하는 자선이나 자비도 우선 순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가족, 내 형제자매는 당장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데도 매달 꼬박꼬박 월급의 반을 떼어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다 웃을 것입니다. 내 부모, 내 배우자의 잘못이나 실수는 죽어도 용납하지 못하면서 밖에서는 성인군자 소리를 듣는다면 그보다 더 큰 위선자는 없을 것입니다.
자선, 자비의 실천에도 반드시 순서가 있습니다. 내 부모, 내 형제, 가정, 학교, 직장에서 매일 대면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우리의 자비심과 관대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내 가장 가까운 이웃들의 성격적 결함이나 과오를 인내하고 잊어주며, 매일 아침 새로운 관계 안에서 새출발하려는 노력은 어떤 자선행위보다도 소중한 모습입니다.
우리가 매일 봉헌하는 미사, 정성껏 바치는 기도, 각종 신심행위들이 보다 완전한 것이 되려면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선행위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용서나 인내, 배려와도 같은 자비의 실천입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앞서 한결 무더워진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른 때 보다 더 힘겹고 짜증스런 계절, 더욱 자비로운 모습, 더욱 인내하는 자세로 이웃들에게 다가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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