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 6.29 서해의 죽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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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 준균 | 작성일2002-07-05 | 조회수1,647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인용한 글 잘 읽어보았읍니다.
미국식 팽창주의(사실상의 제국주의)가 한반도의 평화에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는 글쓴이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얼마전 뉴욕타임스 사설에 ’Don’t forget North Korea’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서 읽어본 적이 있는데 깜짝 놀랐읍니다. 당시 악의 축으로 세 나라를 거론하던 시기였지요. ’어차피 미국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니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져도 대수롭지 않다’ 이런 식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읍니다. 실로 미국은 가장 많은 전쟁에 관련된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서해교전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릅니다. 글쓴이는 일종의 음모론에서 이를 이해하려고 하나 제 개인적으론 북 함정에 의한 철저한 고의적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의 출렁거림에 관계없이 포구를 목표에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자이로스코프가 없는 북 함정에서 초탄에 정확히 조타실을 명중시켰다는 것은 급격한 전투기동이 시작되기전 정확한 조준사격을 한 ’기습선제공격’이라고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충분히 예측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극히 낮습니다. 물론 그전에 남측 어선들이 조업한계선을 넘나들었다든지 해서 북 함정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건 어민들끼리도 다투는 문제니 누가 옳은지 잘 모르겠읍니다. NLL의 합법성 문제는 제가 아는게 하나도 없어 모르겠읍니다. 글을 읽어보니 북으로선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위협사격정도로 서로 마무리할 수 있었을텐데 치명적 조준사격을 했다는 것은 용납하기가 힘듭니다. 무고한 젊은 군인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북에서도 수십명의 군인들이 사상당했다고 하니 이들 모두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선제공격 지시자에 대해서 분노를 느낍니다. 단지 우리가 납득할만한 정치적 동기가 없는 상태에서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성급히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철저히 정치적’이라는 것은 ’철저히 기만적’이라는 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봅니다. 북이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은 것은 한두번이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선다는 이유로 엘살바도르 예수회 사제들이 죽어갔지만 가난한 사람들 이름아래(이른바 ’농민천국’의 기치아래) 폴포트는 수백만명을 죽이기도 했읍니다. 정치란 인간탐욕의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대립관계에 있는 양측에서 나쁜 짓을 함께 합니다. 억압을 당하다가도 힘을 가지면 다시 억압하지요. 현란한 정치적 수사와 논리가 난무하는 시대에 신앙인으로서 어디에 서야 할 지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갈수록 성경적 기준을 잃지 않아야 하겠지요?
다시한번 남북한 전사자들의 어머니들께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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