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비릿한 냄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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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7-16 | 조회수1,774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7월 17일 연중 제 15주간 수요일-마태오 11장 25-27절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비릿한 냄새>
예수님께서 첫 번째 스태프로 뽑은 사람들의 면모를 보면 어쩌면 그리도 부족한 사람들이었는지요? 너무도 우리를 빼어 닮은 사람들이어서 차라리 안심이 되는 부족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처음 예수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았을 때 모습은 참으로 한심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나선 동기들도 불순했습니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볼 때 출신 고장도 오지 중의 오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천국의 광채를 지니기는커녕 비릿한 죽은 물고기 냄새를 풍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토록 하나같이 부족한 제자들이었습니다. 깎여나가고 다듬어져 나가야할 부분들이 많았던 제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한 목표치에 도달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던 제자들이었습니다.
당연히 제자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도 많았습니다. 세상을 떠나 예수님을 따라나섰지만 제자들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세상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인해 갈등과 번민을 거듭합니다. 제자들 사이에서조차 서로 "누가 차기인가?", "어떤 자리가 물 좋은 자리인가?"하는 문제로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직까지 세속적인 야심을 버리지 못한 제자들, 예수님을 통해 한자리 해보겠다는 제자들, 사도로 뽑힌 것이 무슨 벼슬인양 거드름을 피우는 제자들, 나아가서 좀 배웠다는 이유로 백성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유다 지도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이 말씀은 바꿔서 말하면 이렇습니다.
"너희 어른들, 사심으로 가득 찬 위선자들아! 조심하여라. 하느님 나라는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하느님 나라가 결코 아니다. 그 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뒤바뀔 것이다. 그 나라는 많이 모은 사람, 많이 배운 사람,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 찢어진 백과사전 같은 사람, 그러나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보다는 단순한 사람, 순수한 사람, 가난한 사람, 결백한 사람,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차지할 나라이다. 바로 그 나라를 얻기 위해 노력하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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