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첩첩산중의 밤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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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8-11 | 조회수2,458 | 추천수31 | 반대(0) 신고 |
8월 11일 연중 제 19주일-마태오 14장22-33절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첩첩산중의 밤길>
돈보스코 성인이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사제성소를 실현하기까지의 여정은 참으로 험난한 것이었습니다. 어린 소년 돈보스코는 첩첩산중의 밤길을 오직 아버지 하느님과 조력자 성모님만 바라보며 걸어갔습니다.
돈보스코의 나이 세 살 때 아버지와의 사별은 가시밭길의 시작이었습니다. 돈보스코가 사제가 되는 것을 죽어도 반대했던 이복 형 안토니오와의 갈등, 신학교 등록금은 고사하고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가정 형편 등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장애물들이 돈보스코의 성소여정을 가로막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돈보스코와 어머니 말가리타는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고,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단순하지만 확고한 신앙으로 그 모든 난관들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갔습니다.
1831년 여름 돈보스코는 사제수업을 받기 위해서 키에리라는 도시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학비나 하숙비를 조달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일 그 상황에 처했다면 숫기도 별로 없고 남에게 싫은 소리하기 싫어하는 사람이기에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대가 나를 따라주지 않는데 사제가 되겠다는 꿈은 이쯤에서 접자 접어!"
그러나 돈보스코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셨으니 어떠한 방법으로든 반드시 도와주실거야. 그분께서 함께 하실거야" 라고 다짐하면서 칠흑 같은 성소의 길을 믿음 하나만으로 꾸준히 걸어갔습니다.
하느님의 계획과 섭리를 믿었기에 그토록 자존심 강했던 돈보스코는 자존심을 접습니다. 큰 포대 자루 두개를 어깨에 매고 처음으로 남들에게 손을 벌립니다. "저는 말가리타의 아들입니다. 신부가 되기 위해 키에리에 가야 되는데, 어머니는 가난해요. 형편 닿는 대로 좀 도와주세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향해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고 질책하시면서 보다 확고한 신앙을 지닐 것을 요청하십니다.
신앙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또는 수도자나 성직자로 성소의 길을 걸어갈 때, 복음을 선포할 때, 주님과 이웃을 위한 봉사에 뛰어들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계획과 섭리에 대한 굳은 확신입니다. 그분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내가 이 일을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일하시는 분은 우리를 도구 삼아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이심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하느님을 의식하면서 하느님을 위해서 일한다면 아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위한 일인데 어떻게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한다면 반드시 하느님께서 도우십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순간 우리는 성공, 실패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일의 성공이 아니라 충실성에로 우리를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들의 사고방식 안에는 온통 결과론적인 사고방식, 오직 성공했는가 못했는가 하는 것에 초점이 모아집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성공에로 우리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충실성에로 부르십니다. 우리 인간들은 외적인 성공 여부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그것보다 더 어리석어 보이는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성공 여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얼마나 하느님께 충실했었는가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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