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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하필 나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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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13 조회수2,229 추천수25 반대(0) 신고

9월 14일 토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요한 3장 13-17절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왜 하필 나에게만>

 

오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아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봤습니다. "왜 십자가는 끊임없이 다가오는가?", "왜 하필 나에게만 유독 큰 십자가인가?", "자비하신 하느님이 어쩌면 저렇게도 큰 십자가를 지게 하는가?" 등등.

 

아이들 가운데서 유독 큰 십자가를 지고 사는 아이를 만날 때마다 어떤 위로의 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직 어깨를 조용히 감싸안아 준다든지 가만히 등을 두드리며 달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이들 얼굴을 바라보다가 문득 한 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십자가 안에서 가장 뚜렷하게 당신의 얼굴을 우리에게 보여주신다"는 진리 말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얼굴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입니다. 고통은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의 선물 가운데 가장 큰 선물은 다름 아닌 십자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땅과 생명의 땅 그 사이에 당신의 십자가를 걸쳐놓으심으로 우리에게 생명의 땅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로 올라갈 수 있게 하는 사다리로써 당신의 십자가를 걸쳐놓으셨습니다.

 

십자가는 신비이자 은총입니다. 십자가는 생명의 도구입니다. 십자가는 신앙인 삶의 일부를 넘어 전부입니다. 십자가는 우리 삶의 중심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구원 없고 십자가 없이는 영원한 생명도 없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하느님 나라도 없습니다. 십자가는 결국 우리가 평생 친구처럼 여기고 끌어안고 가야할 삶의 동반자입니다.

 

우리가 매일 져야할 다양한 일상의 십자가, 다시 말해서 우리 삶에 늘 따라 다니며 괴롭히는 인간적 결함, 결정적 실수, 깊은 상처, 한계, 원인도 모르는 고통들,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얼마나 더 교만한 모습으로, 얼마나 더 철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인가? 또 얼마나 자기 분수 모르고 기고만장하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생각에 오히려 십자가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됩니다.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이든 우리들의 십자가이든 십자가는 우리를 생명과 구원에로 인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구원도 영원한 생명도 하느님 나라도 없습니다. 십자가를 기꺼이 지면 질수록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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