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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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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17 조회수2,620 추천수32 반대(0) 신고

4월 18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요한 18장1절-19장 42절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아이들과 함께 한일전 축구시합을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아이가 살며시 제 옆에 다가와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건넵니다.

 

"신부님, 언제 다른 데로 가실거죠?"

"왜, 그걸 묻니? 내가 빨리 다른 데로 갔으면 좋겠니?"

"아-뇨, 가능하면 여기 오래 계셨으면 해서요."

"그래, 알았다. 내 죽어도 여기를 안 떠날거다. 나중에 네가 어른 되면 와이프랑 아이들이랑 손잡고 꼭 찾아와라."

"알았어요, 절대로 다른 데로 가지 마세요."

 

부모나 교육자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가장 구체적인 표현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미우나 고우나 오래오래 아이들과 함께 같이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으로 자녀들을 사랑하는 부모는 늘 자녀들 곁에  함께 현존합니다,

진정으로 자녀들을 사랑하는 부모는 자녀들이 아플 때 곁에 앉아 걱정스런 눈길로 아이들을 지켜봅니다.

진정으로 자녀들을 사랑하는 부모는 자녀가 고통을 겪을 때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는 아이들이 힘겨울 때 힘이 되어 줍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는 아이들이 방황할 때 옆에서 아이들을 꼭 붙들어 줍니다.

 

오늘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는 찢어지는 가슴을 겨우 부여안은 성모님께서 쓰러질듯한 자세로 서계십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형벌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당하시며 천천히 죽어 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바라보십니다.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죽음에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동참하십니다.

 

병으로 죽어 가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보통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차라리 저 녀석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십자가에 높이높이 매달린 예수님의 극심한 고통을 예수님 못지 않게 견뎌내신 성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당할 때 함께 고통 당하는 일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하는 일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자신도 함께 죽어 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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