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의 향기 (부활축제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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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4-24 | 조회수1,534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2003년 4월 24일 (목) - 부활팔일축제내 목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24,35-48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복음의 향기] 오늘 전례에서는 루가복음이 전하는 예수부활사화(24장)의 내용 중 세 번째 단락이 봉독된다. 24장 마지막에 기록된 예수승천 부분(50-53절)을 뺀다면, 부활에 관한 기록은 이 단락으로 끝난다. 따라서 루가복음이 전하고 있는 예수부활에 관한 기록은 "빈 무덤확인"(1-12), "엠마오 제자들의 부활체험"(13-35), 그리고 오늘 복음이 구체적으로 전하는 "제자들 앞에서의 부활예수 발현"(36-49)이 전부다. 오늘 복음이 루가가 전하는 마지막 부활기록이라면, 이 복음을 통해서 루가가 심중(心中)에 두고 있는 의도(意圖)가 성취되어야 할 것이다. 그 의도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확고한 믿음이다. 루가는 안식일 다음날, 예수님의 부활 당일(當日)에, 즉 일요일이 월요일로 채 넘어가기 전에, 예수부활과 부활예수에 대한 제자들의 확고한 믿음을 목적으로 부활사화를 기록하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예수부활에 대한 믿음은 예수께서 죽으셨지만, 더 이상 죽은 이들 가운데 있지 않고,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부활예수에 대한 믿음은 죽음직전 지상에서의 예수와 죽음직후 부활한 예수의 동일성(同一性)에 대한 믿음이다. 하루만에 이 엄청난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 무리다. 그러나 제자들에게 생각할 거리가 이미 주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① 새벽녘에 여인들이(막달라 마리아, 요안나, 야고보의 마리아) 들이닥쳐 열 한 제자들과 그 동료들에게 예수님의 무덤은 비었고, 시체가 없어졌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여인들은 "너희는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자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이 갈릴래아에서 하셨던 말씀을 기억해 보라.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죄인들의 손에 넘어 가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리라고 하시지 않았느냐?"(6-7절) 라는 천사의 말씀도 전해 주었다. 물론 사도들은 여인들의 이야기가 부질없는 헛소리라 생각하고 믿지 않았다. ② 베드로는 달랐다. 단숨에 무덤으로 뛰어간 베드로는 무덤이 비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돌아와서 다른 동료들에게 "주님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나에게(시몬) 나타나셨다"(34절) 라고 말한 것이 분명하다. ③ 엠마오의 제자들이 귀경(歸京)하여 자신들의 부활체험을 들려준다. 예루살렘에 모여있던 제자들은 적어도 이런 세 가지 일로 인해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그리고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제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36절) 예수께서 우선 제자들에게 평화를 기원하신다. 그 동안 잘 있었느냐는 안부(安否)이기도 하겠지만, 이 평화는 복잡한 머릿속의 안녕(安寧)을 기원하는 말씀이다.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여 의심을(38절) 버리고 믿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단편적인 성서의 지식들을 가지고 복잡해 하지 말고 성서의 모든 기록들을 예수님 자신을 향하여 해석함으로써 실마리를 풀라는 것이다. 루가복음사가는 자신의 특유한 문체와 문체의 세심함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예수님의 공생활 기록에서도 하느님 아버지를 자비와 용서와 사랑의 문체로 표현하였듯이 여기에서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세심한 문체로 부각시키고 있다. 따라서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아직 아버지께로 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자신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 모든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신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거의 반나절을 함께 걸어가시기도 하셨고, 오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손과 발의 상처를 만져볼 수 있도록 내어 보여주신다. 뼈와 살이 있으니 유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 예수님은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음식까지 잡수셨다. 오늘 복음에 대한 성찰(省察)을 통하여 우리는 몇 가지 신학적 지식을 얻는다. ① 예수님의 부활은 영(靈)적으로만 부활이 아니라 영과 육신의 부활이다. ② 부활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바로 그분이시다. 즉, 지상예수와 부활예수는 동일한 분이시다. ③ 성서의 모든 기록(이미 기록된 구약성서, 앞으로 기록될 신약성서)을 해석하는 기준은 바로 예수님 자신이시다. ④ 예루살렘에서의 구체적인 십자가사건은 세상을 향한 보편적 구원사건이 될 것이다. ⑤ 여기에 증인(證人)인 사도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물론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할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공생활의 끝이 아니라 한창입니다. -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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