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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철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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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선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24 조회수1,625 추천수10 반대(0) 신고

 어제 우연히 도서관에서 아사다 지로가 지은 ’철도원’이란 소설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영화화한 ’철도원’이란 영화를 봤던것이 기억에 남아서 다시금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십년을 시골의 조그마한 역을 지키면서 철도원의 역할을 우직하게 해온 오토마츠씨. 그는 이 직업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자신의 늦동이가 죽었을 때, 그는 철도원으로서 역을 지키고 있었고, 사랑하는 아내가 죽을 때도 그는 철도원으로서의 임무를 다 마치고 아내에게로 가다가 그만 그녀의 임종을 보지 못합니다. 그런 그에게 이제는 정년 퇴직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얀 눈이 내리고 있는 정월 초하루에 그에게는 한 꼬마 아가씨가 다가옵니다. 책가방을 메고, 인형을 들고 그에게 차렷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 꼬마. 그런데 그 꼬마가 돌아간 뒤 한밤중에 그 꼬마와 똑같이 생겼지만 좀 더 성장한 소녀가 그에게 다가옵니다. 동생이 인형을 역에 두고 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 소녀는 그에게 뽀뽀를 하며 애교를 부립니다. 그리고 그 소녀는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또 다시 고등학생으로 자란 그 소녀가 다시 그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녀는 철도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그에게 철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는 오토마츠의 죽은 아내의 빨간 겉저고리를 걸치고 그에게 요리를 해줍니다. 이 모든 일들을 통해 이윽고 오토마츠는 그 소녀가 자신의 죽은 딸임을 알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죽었던 딸이, 자신이 살아있었다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던 자신의 자라나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차례차례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딸이 말합니다.

 

 " 왜냐면요, 아버지는 변변히 기쁜일 한번 없으셨잖아요.

   저까지 자식 노릇 한번 제대로 못하고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아버지는 말합니다.

 

 "유키코(죽은 딸의 이름), 그래 잘 왔다. 어서 밥 먹자. 밥 먹고 목욕하고, 오늘은 이

  아버지랑 함께 자자. 유키코, 정말 잘 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는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죽은 딸이 보여준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제 마음을 감동시키는데, 그 느낌은 정말 잔잔하면서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죽으셨던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제자들은 유령인줄 알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못자국이 선명한 손과 발을 보여주시고, 만져보게 하시고,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잡수십니다. 이렇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심으로 써 제자들을 안심시키고, 마음을 열어주시며, 그 사랑 안에서 제자들을 당신이 겪으신 모든 일들의 증인으로 세우십니다.

 

 마치 유키코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서 실제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아버지에게 다가왔듯이, 예수님께서도 당신이 어떤 가상의 존재, 느낄 수 없는 존재가 아니 라, 우리가 직접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지금 그곳에 제자들과 실제로 함께하고 있는 분이시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시려는 듯이 손과 발을 보이시고, 만져보게 하시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생선을 드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정말 실제로, 실재로 계시다는 것을 그 사랑으로 직접 보여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느낀 유키코의 아버지는 딸에게 ’밥을 먹자, 목욕하고 함께 자자’고 합니다. 똑같이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제자들은 예수님의 증인으로 나서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죽은 딸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간 아버지처럼, 결국에 예수님을 증언하는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하게 되고, 영원히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이 두가지 이야기들은 ’표현되는 사랑에 대한 찬가’입니다. 사랑은 표현되면 될 수록 곁에 있는 이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체험할수록, 그 사랑을 느낄수록 우리는 예수님의 증인이 될 것이고, 우리가 사랑을 하면 할수록 이웃들은 우리를 통해 예수님을 알게 될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주교의 성사, 특히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예수님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는 성체성사는 얼마나 보배롭습니까!)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 돈 보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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