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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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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29 조회수2,023 추천수28 반대(0) 신고

4월 30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요한 3장 16-21절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표정관리>

 

부모나 교육자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될 일 중에 하나가 아이들의 표정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입니다.

 

청소년 교육의 "도사"들은 만나는 아이들 눈길만 봐도 감정의 상태나 아이가 안고 있는 문제점까지도 즉시 파악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내적인 감정이 외부로 표출되는 데 있어서 어른들보다 훨씬 단순하고 솔직하지요.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와 눈길을 잘 맞추지 못하고 슬슬 피해 다닌다면 뭔가 잘못한 것이 있다는 표시입니다. 평소와 다르게 아이들이 잔뜩 주눅이 들어있다든지 의기소침해있다든지 하면 뭔가 나름대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부모나 교육자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심각한 고민거리를 지니고 있다든지 이웃들과의 관계 안에서 상처를 받을 때, 죄 중에 있을 때는 괜히 십자가를 바라보기가 민망스럽습니다. 성모님의 온화한 표정을 감히 쳐다보기가 송구스럽습니다. 매사가 귀찮고 사는 재미도 없습니다.

 

반대로 나름대로 영적인 삶을 살 때라든지, 갓 고백성사를 보고 나서 "다시금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때면 삶이 얼마나 재미있고 하루 하루가 신나는지요?

 

과연 오늘 복음말씀이 하나도 틀린 말이 없습니다.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갑니다."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빛이 그 사람 안에 머물기에 얼굴이 밝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성령이 그 사람 안에 현존해 계시기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고 감출 일도 없습니다. 매사가 투명합니다. 모든 일에 거짓이 없습니다.

 

돌아보면 하느님의 빛은 언제나 저를 향해 비추고 있었지만 제 스스로 그 빛을 외면하고 어둠의 골방 속으로 도망 다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 숱한 어두움은 모두 제 스스로 만들어낸 어두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어둠의 세력은 주님의 빛을 이겨낼 수 없다는 진리를 말입니다.

 

강렬한 주님의 빛은 수시로 우리 삶의 어두움을 몰아내시고 끊임없이 우리를 빛 가운데로 걸어나오게 하십니다.

 

우리가 만일 연약한 질그릇 같은 우리 자신의 어두움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늘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 목숨을 바쳐서라도 쟁취해야할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있는 보화, 곧 주님의 빛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각자"란 진흙 항아리 안에 현존해 계시는 주님의 빛을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밝히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 주위의 이웃들의 얼굴에서 성삼위의 빛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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