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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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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12 조회수1,279 추천수5 반대(0) 신고

◎ 2003년 5월 12일 (월) - 부활 제4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0,1-10

<나는 양이 드나드는 문이다.>

 

[복음의 향기]

 

오늘 복음은 어제 성소주일 복음(10,11-18)의 앞부분에 해당되는 말씀이다. 우리가 어제 복음의 주제를 <착한 목자로서의 예수님 자기계시>로 요약한다면, <목자-양-문>의 비유를 들려주는 오늘 복음(10,1-10)은 그 주제를 향한 도입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오늘 복음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 9장의 내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한복음 9장을 보면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만난 태생소경을 고쳐주신다.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 탓이 아니라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전제하신(9,3) 예수께서는 그 날이 안식일인데도 불구하고 "땅에 침을 뱉어 흙을 개는" 수고를 통하여 소경에게 광명을 되찾아 주신다.(9,6-7)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기적과 예수께서 동시에 안식일 법을 어겼다는 사실을 놓고 논쟁의 도가니로 빠져든다.(9,13-16) 그들은 소경의 부모까지 불러다가 심문을 하게 되고, 급기야 치유를 받은 소경과 논쟁을 벌인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의 논쟁에서 치유 받은 소경은 기적을 베푼 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가 마치 예수의 제자가 된 것처럼 예수를 "하느님께서 보낸 분"으로 주장한다. 결국 그는 소경의 죄를 뒤집어쓰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회당에서 쫓겨난다.(9,18-34) 그후 그는 자기를 치유해 주신 예수를 뵈옵고 "사람의 아들"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함께 있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당신이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기 위해 왔으며, 못 보는 자는 죄가 없고 오히려 보는 자에게 죄가 있다"(9,39-41)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예수님은 <목자-양-문>의 비유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 비유의 뜻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10,6)

 

우리는 9장에서 치유된 소경이 예수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메시아)으로 고백한 이유로 회당에서 쫓겨났음을 보았다. 회당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선택받은 하느님 백성의 시민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며, 구원에서 배제됨을 의미한다. 즉, 하느님 백성의 목장(牧場)에서 쫓겨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쫓겨난 자는 버려진 양이요, 목자 없는 양이며, 양우리 없는 양이 되는 셈이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렇게 버려지고 그래서 목자 없는 외로운 양, 그러나 예수님께 메시아의 신앙을 고백한 양을 위한 복음이 된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는 양은 새로운 하느님 백성의 목장에서 풀을 뜯어먹고 사는 양이 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 양들이 드나드는 문이시며(7절, 9절),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는 착한 목자(11절)가 됨을 선언하시는 것이다. 예수님 외에는 어떤 구원의 진리도 없으며,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구원의 목장에 들어갈 수 없다. 구원의 문이신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 양우리로 들어가는 사람이나 예수님보다 먼저 양우리에 들어와 있는 자는 모두다 도둑이며 강도가 된다.(10,2.8) 하느님의 진리는 오직 예수님의 음성에서 시작되며, 참 생명은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얼마나 엄청난 계시(啓示)인가?◆

 

[오늘도 우리 각자를 이름 붙여 부르시는 하느님의 소명(召命)에 귀기울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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