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의 향기 (주님승천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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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6-01 | 조회수1,729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 2003년 6월 1일 (일) -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의 복음] 마르 16,15-20 <예수께서는 승천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셨다.>
그 때에 [예수께서 열 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말씀하셨다. 15)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16)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 17) 믿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따르게 될 것인데 내 이름으로 마귀도 쫓아내고 여러 가지 기이한 언어로 말도 하고 18)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며 또 병자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19) 주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다 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셨다. 20) 제자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일반적으로 유럽 가톨릭교회에서는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을 정확히 부활 후 40일째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지낸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 같은 전교지역에서는 부활 제7주일로 옮겨 지낸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는 <사회매체 교령>을 반포하면서, 교회의 다양한 사도직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전세계 교회가 홍보주일을 제정하여, 이 날 사회매체의 본질과 효과와 사용에 대한 신자들의 의무를 가르치고 기도와 성금을 권유하기를 원했다.(18항 참조) 이에 1967년 바오로 6세 교황은 매년 주님 승천 대축일을 <홍보의 날>로 제정하였고, 올 해로서 37번째 홍보주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님 승천 대축일이자 홍보주일인 오늘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사회매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데 초대받았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 사람이 되어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분, 그러나 부활하여 다시 살아 계신 그분이 오늘 하느님의 영광에로 올림을 받으셨다. 마르코복음은 예수님의 승천 사실을 복음의 마지막에 보도하면서, 하늘에 오르신 예수께서 하느님의 우편에 착좌하셨다고 한다.(19절) 거기서 그분은 우리의 메시아요, 왕이시며, 대사제이시고, 중개자요, 희망이시다. 그러나 그분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고 이 세상을 영영 떠나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를 가만두시지 않는다. 그분은 이제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시고(15절), 우리와 함께 계속 일하실 것이다.(20절) 예수님의 승천은 세상에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게 된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복음과 세례를 선포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예수님의 복음은 하느님의 선포된 말씀으로서 "듣는 자"의 응답을 요구한다. 이 응답은 인간이 자신의 전인격을 걸고 내어놓아야 하는 응답이다. 그것은 예수님의 복음이 하느님 진리의 말씀으로서 단순한 중립적인 연구대상이 아니라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일단 이 말씀에 응답하게 된다. 믿음과 세례에 선행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며, 복음은 선포되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 연합군의 패전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은 그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유럽에서는 독일군의 고전(苦戰)으로 말미암아 부상자와 사망자가 날로 늘어만 갔다. 이제는 부상자들을 더 이상 병원으로 후송할 수가 없어 성당과 수도원으로 옮기기에 이르렀다. 병원은 이미 수많은 부상자들로 꽉 들어차 더 이상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와중에 한 병사가 큰 부상을 당하여 의식을 잃은 채 성당으로 실려왔다. 그는 가톨릭 신자였다. 그러나 그는 "한평생 3번 성당에 가는" 그런 부류에 속하는 신자였다. (유럽의 거의 많은 신자들은 한평생 성당에 3번 간다는 말이 있다: 태어나서 세례 받으러 한 번, 혼인성사를 올릴 때 한 번, 그리고 죽어서 한 번, 합하여 3번!) 며칠간의 치료를 받은 후 그 병사는 의식을 차리고 눈을 뜰 수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그는 벽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보고 소스라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병사는 "이 몹쓸 놈의 전쟁이 십자가를 저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얼굴은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있었고, 팔 하나와 다리 하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십자가에 매달린 흉악망측한 예수님의 모습을 다시 한번 쳐다본 병사는 또 한번 놀라야 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발아래 쓰여진 글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는 독일 말로 이렇게 씌어져있었다: "Mein lieber Bruder, kannst Du nicht mal mein Mund, meine Hand und mein Fuss werden?" 번역하면 "사랑하는 형제여, 너 나의 입과 팔과 다리가 되어 줄 수 없겠는가?" 라는 말이다. 그 십자가는 애당초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며칠간이나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던 그 병사는 과거를 뉘우치고 몸이 나아 고향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예수님 발치에 쓰여진 부탁 말씀대로 그분의 입, 팔, 다리 중 어느 하나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다행히 몸이 완쾌된 그 병사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몇 년 후 그는 자신이 참으로 괜찮은 그리스도인이 되었음을 보고 기뻐하였다.
괜찮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 싶다. 승천하시는 예수께서 영광에 오르시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시면서 이제는 바로 너희들의 차례라는 분부를 내리셨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제자들더러 예수님의 전부가 되라고 요구하신 것은 아니다. 그분은 제자들과 항상 함께 하시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 주실 것을 약속하셨고, 그 약속은 성령의 강림으로 성취될 것이다. 난 그분의 어떤 것이 되어 드릴 수 있을까?◆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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