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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7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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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6-03 조회수1,959 추천수8 반대(0) 신고

◎ 2003년 6월 3일 (화) -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7,1-11a

<아버지, 당신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그 때에 1) 예수께서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어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 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따라서 아들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5) 아버지,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지와 같이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

6)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뽑아 내게 맡겨 주신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분명히 알려 주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람들이었지만 내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 사람들은 과연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키었습니다. 7) 지금 이 사람들은 나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9)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10) 나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며 아버지의 것은 다 나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로 말미암아 내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11)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가지만 이 사람들은 세상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요한복음은 예수의 고별사를 긴 담화형식(1부: 13-14장, 2부:15-16장)으로 엮어 보도한 후 17장에서는 예수의 고별기도를 들려준다. 예수의 고별기도(17,1-26)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것은 ① 아버지께 대한 아들의 활동보고와 자신을 위한 기도(1-8절): 아들의 영광, ② 제자들을 위한 기도(9-19절): 제자들의 보호와 성화, ③ 제자들을 통해 믿음을 가지게 될 이들을 위한 기도(20-26절): 믿음 안에서의 일치이다. 예수의 고별기도는 자신과 제자들과 믿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이기에 "대사제의 기도"라고도 불린다. 이 기도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사건을 앞두고 요한복음서를 마무리 짓는다. 오늘 복음은 고별기도의 첫 부분(1-8절)과 둘째 부분 중에서 9-11a절을 덧붙여 소개하고 있다. 덧붙인 부분은 내일의 복음(11b-19절)에 합쳐서 묵상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 본다.   

 

고별사를 마치신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봄"으로 기도의 자세를 갖추신다. 그리고는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하고 기도를 시작하셨다. "하늘을 우러러 봄"은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초월적 공간(空間)을 향하여 모든 것을 들어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늘"은 곧 천지창조의 둘째 날에 창조된 공간이다. "때가 왔다"는 말은 예수의 삶이 이제 충만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뜻하며, 아버지께서 주실 영광을 통하여 예수의 삶은 온전한 충만을 누리게 될 것이다. "때"는 천지창조 첫째 날에 창조된 시간(時間)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한다. 어느 무엇도 시간과 공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대사제의 기도>는 예수의 활동보고와 자신을 위한 기도, 제자들을 위한 기도, 그리고 믿는 이들을 위한 기도가 그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기도는 아버지께 무엇을 청하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다. 기도 전체에 줄기차게 흐르고 있는 핵심은 말씀이신 성자(聖子)를 통한 하느님 성부(聖父)의 자기계시의 완성이다. 따라서 우리가 <대사제의 기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의 프롤로그(1,1-18)를 다시금 묵상해볼 필요가 있다.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1절)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3절)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5절)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9절)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10절)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14절)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16절)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17절)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 주셨다.(18절)◆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때, 3초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자. 내가 화낼 일이 보잘것없지는 않은가.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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