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삼위일체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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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6-15 | 조회수1,672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 2003년 6월 15일 (일) - 삼위일체 대축일 ▣ 연중 제 11 주일
[오늘의 복음] 마태 28,16-20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어라.>
그 때에 16) 열 한 제자는 예수께서 일러주신 대로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뵙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18)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우리는 지난 일요일 성령강림대축일을 기념함으로써 50일간의 부활시기를 마감하였다. 이로써 교회는 한 해의 전례주년 속에서 가장 중요한 하느님의 구원업적을 기념하고 경축하였다. 교회는 대림시기, 성탄시기, 사순시기, 부활시기와 성령 강림절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계획과 성자의 강생과 부활을 통한 실제적 구원성취, 그리고 성령강림을 통한 구원은총의 배분과 그 효과를 실제 눈으로 보듯 체험하였다. 이렇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 각 위격(位格)의 고유한 업적을 시기적으로 기념한 교회는 오늘 인류구원업적의 총체적 주체이신 하나이신 하느님과, 그러나 동시에 성부와 성자와 성령, 고유한 각 위격의 일치를 고백한다. 즉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고백하는 것이다. 성령강림으로 말미암아 진리의 성령을 선물로 받은 교회가 부활시기를 마치고 연중시기를 속계(續係)하는 첫 주일에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고백하는 것은 참으로 합리적이고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갈릴래아 발현사화를 전해주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마태오가 왜 갈릴래아를 부활 예수의 마지막 발현 장소로 택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의 첫 전도지역이었고 여기서 대부분의 제자들이 불림을 받았으며, 뿐만 아니라 갈릴래아는 "이방인의 갈릴래아"(마태 4,15)로 명기된 곳이다. 예루살렘은 예수를 거부하고 죽였지만 갈릴래아에는 예수님을 받아들였다. 이 갈릴래아가 제자들의 우선적인 전도지역이며, 세상을 향한 전초기지가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비교적 짧은 복음이지만 내용상 그 의미는 중대하다. 그 의미를 요약하면 예수님의 전권(全權)선언, 전도(傳道)명령, 그리고 현존(現存)약속이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자신을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부여받은 그리스도로 계시하신다. 그분은 이 전권으로 말미암아 제자들에게 선교의 사명을 내리시며, 제자들의 선교활동에 끝까지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신다. 제자들이 받은 선교의 사명은 지상 최대의 사명으로서 모든 장소와 시간을 초월한다. 제자들의 사명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의 복음(가르침)을 전하여 그들을 또 다른 제자로 삼는 것이며, 제자가 된 그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푸는 것이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를 믿어 세례를 받은 사람은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되며, 나아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공동체 안으로 초대되며, 삼위일체적 하느님의 생명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營爲)하게 되는 것이다.
신학(神學)이 논하는 하느님 삼위일체(三位一體, Trinitas, de Deo uno et trino)의 신비는 겉으로 보기에 한 분이신 하느님은 그 안에 세 개의 위격을 지니고 계시다는 것이다. 철학적 신론(神論)의 성과는 존재하는 모든 것 중 최고의 절대자가 필히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 존재가 바로 하느님(神)으로서 유일신(唯一神), 즉 유일(唯一)한 존재라는 것이다. 신학적 신론은 철학적 신론의 성과인 유일신을 바탕으로 삼위격(三位格)의 하느님을 피력하였다. 하나이신 하느님에 대한 삼위격적 고찰(考察)은 순전히 예수님 덕분이다. 육화(肉化)된 말씀이신 예수께서 하느님 내적 생명의 원리를 알려주신 것이다. 예수님의 삼위격적 하느님에 대한 계시(啓示)는 예수께서 자신의 죽음으로 값을 치러 알려주신 것이다.(이 대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을 잘 묵상하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계시된 삼위일체를 "구원경륜적(救援經綸的) 삼위일체"라고 한다. "구원경륜적 삼위일체"는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계획(구약성서)과 실행, 사람이 되신 성자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구원성취, 성령을 통한 구원은총의 배분과 효과라는 전체적인 구원경륜(oeconomia salutis)의 역사를 통하여 계시된 셈이다. 구원경륜의 총체적인 역사를 통하여 드러난 삼위일체의 하느님은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영원히 계셨던 바로 그 하느님과 같은 분이시다. 이 대목에서 신학적 신론은 "내재적(內在的) 삼위일체"를 언급한다. 내재적 삼위일체는 하느님의 원초적이고 본성적인 내적 삶의 구조이다. 따라서 구원경륜적 삼위일체는 곧 내재적 삼위일체이며, 내재적 삼위일체는 구원경륜적 삼위일체와 같다.(칼 라너)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삼위일체 하느님의 진리를 가르쳐 주신 예수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하느님께 나의 신앙을 고백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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