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서속의 사랑(17)- 혼자 밥먹는 사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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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순영 | 작성일2003-07-20 | 조회수1,616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창세기 Genesis 37:4
이렇게 아버지가 유별나게 그만을 더 사랑하는 것을 보고 형들은 미워서 정다운 말 한 마디 건넬 생각이 없었다.
When his brothers saw that their father loved him more than any of them, they hated him and could not speak a kind word to him. (NIV) ************************************************************************************
거룩한 식사
-황지우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떠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풀어진 뒷머리를 보라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대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여러분들도 혹시 한 때 동생을 미워한 적이 있으셨나요? 내 먹을 것도 부족한데 기어이 저도 먹겠다고 달려드는 그 놈이 미워 ’아유, 저걸...’하고 째려보며 야단한 적이 혹시 있으셨나요? 아니면, 혹시 한 때 형을 미워한 적이 있으신가요? 사사건건 형과 비교하는 부모님이 밉고, 또 그런 빌미를 제공한 형도 함께 미워서, ’이 세상에서 형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 까...’하고 상상해 본 적이 혹시 있으신가요?
어찌보면 우리네 삶이라는 것은 ’운명의 저울대’위에 그대로 던져지는 일인 것도 같습니다. 그 운명 속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누군가를 만나고, 그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질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잦아지면, 함께 식사할 그 누군가가 자꾸만 줄어듭니다. 기어이는 자기 머리가 풀어진 줄도 모르고 혼자서 억지 밥을 먹는 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저 한 세상 유쾌하게 삽시다. 감사하게 삽시다. 우리가 기껏 살아봐야 한 백년..., 참 짧은 생입니다. 동생에게, 형에게 질투가 나봐야, 한 10년, 길어야 한 20년...그것도 참 짧은 시간입니다. 어찌보면 그게 다, 너무나도 사소하고도 사소한 일입니다. 목숨을 걸고 서로 미워해야할 심각한 일이 절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닥쳐도 유쾌한자, 유쾌하려고 노력하는자, 그는 만약 늙어져 찬밥을 먹게 될 경우가 되더라도, 혼자 먹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찬밥을 안쓰러워하는 동생과 형과 함께, 찬밥도 더운밥처럼 귀히 여기고 소곤소곤 정답게 나누어 먹을 것입니다.
사랑의 주님,
우리가 오늘 동생을 미워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우리가 오늘 형과 다투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부질없는 것을...그런 사소한 것에 매여 오늘도 혼자서 화내며 밥을 먹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십시오. 늘 우리를 당신의 풍성한 식사로 초대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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