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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7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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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28 조회수1,479 추천수12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28일 (월) -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3,31-35

<겨자씨는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그 때에 예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31) "하늘 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밭에 겨자씨를 뿌렸다. 32)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온통 부풀어올랐다. 하늘 나라는 이런 누룩에 비길 수 있다."

34) 예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군중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그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내가 말할 때에는 비유로 말하겠고, 천지창조 때부터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겨자씨와 누룩의 소명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의 비유설교 집성문에 실려있는 7개 비유 중에서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의 비유>를 들려준다. 이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 이어 제자들과 군중이 함께 예수님으로부터 듣게 되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비유이다.

 

예수께서 계시하시려는 하느님 나라는 신비(神秘) 그 자체이다. 신비는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예수께서는 이를 설명하시고자 비유를 학습도구로 삼으신다. 오늘 비유의 소재는 겨자씨와 누룩이다. 이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하찮아 보일 수도 있다. 겨자씨는 씨들 중에 가장 작은 씨이지만, 밭에 뿌려져 성장하면 그 어떤 푸성귀(나물종류)보다 크게 자란다.(최고 3m) 마태오는 여기서 "나무"가 된다고 했으나 이는 좀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하늘의 새들이 와서 둥지를 틀려면 푸성귀가 나무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국(終局)에 세상의 모든 백성이 하느님 나라에 쇄도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일 수 있다. 누룩도 마찬가지이다.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킨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누룩이지만 밀가루 속에 들어가면 밀가루 반죽 전체를 부풀리게 만든다. 이렇게 겨자씨와 누룩은 너무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하찮은 것들 같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 능력은 필히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낸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예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시는 하느님의 나라를 작디작은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신다. 예수님을 통해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건설된다면 참으로 위대하고 놀라운 일들이 벌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예수께서는 장엄하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셨고, 하느님 임재(臨齋)의 표징으로 마귀를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예수님의 이 모든 말씀과 행적들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고 또 놀라운 일들이었다. 그분은 제자들을 부르시어 사도로 삼아 교회를 세우심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하느님 나라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예수님 당대에도 그랬지만 사도들의 복음선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고(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제자단의 배반은 물론 선인과 죄인이 함께 살아야 하는 것(밀과 가라지의 비유)이 교회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의 나라가 스스로 성장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마치 겨자씨와 누룩과도 같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뿌려진 씨 가운데는 열매를 가져오기도 하고, 때가 되면 추수의 기쁨도 있다.

 

이렇게 하느님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말씀과 업적들 안에는 하느님의 숨은 힘이 현존한다. 누구든지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새긴 것을 행동으로 증언한다면 그는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꾼이다. 그는 곧 큰 푸성귀(나무)가 되기 위해 밭에 뿌려진 겨자씨요, 빵이 되기 위해 반죽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누룩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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