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성 이냐시오 로욜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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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7-31 | 조회수1,437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 2003년 7월 31일 (목) -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오늘은 이냐시오(Ignatius) 성인의 축일이다. 그는 1491년 북(北)에스파냐의 바스크 지방 로욜라(Loyola) 성주(城主)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세례명은 이니고(Inigo)이며, 원명은 "이니고 로페즈 데 로욜라"이다. 어린 시절을 평범하게 지냈던 이냐시오는 나이 서른 즈음에 장교로 지원하여 프랑스와의 전쟁에 뛰어든다.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은 전쟁 중에 날아든 포탄이었다.
이냐시오는 1521년 팜플로나(Pamplona) 전투에서 프랑스군의 포탄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던 것이다. 1년이 넘는 병상생활에서 이냐시오가 한 것은 오직 예수의 삶과 성인들에 관한 독서였다. 이것이 그를 딴 사람이 되게 했던 것이다. 자유롭고 세속적으로 살아왔던 이냐시오는 오직 하느님을 위해서만 살기로 결심한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른 사람들도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근 성지(聖地)를 순례한다. 성지 만레사의 동굴에서 기도와 고행에 몰두하면서 내적 싸움과 신비적 조명을 경험하고 <영신수련>(Exercitia spiritualia) 소책자를 썼다. 1523년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통해서 이냐시오는 "하느님께 봉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온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고, 온 혀를 다하여 주님을 찬양해야 할 것"을 다짐한다. 그 후 살라망카에서 신학공부를 한 후, 1528년 조국을 떠나 파리에서 라틴어, 철학, 신학을 공부한다. 파리대학교의 신학대학 기숙사(일명 소르본)에서 이냐시오는 예수회(Societas Jesu)를 함께 창설한 동료 6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이름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베드로 파베르, 야고보 라이네쯔, 알폰스 살메론, 시몬 로드리게스, 니콜라스 보바딜라>이다.
이들과 함께 1534년 예수회를 창설한 이냐시오는 1537년 사제서품을 받고, 1540년 교황 바오로 3세께서 예수회를 공식 수도회로 인가하자, 1541년 초대총장의 자리에 오른다. 이냐시오는 회원들이 전적으로 사도직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기존 수도회의 회칙과 시간경 창(노래)을 따르지 않고, 수도복도 정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Omnia ad majorem Dei gloriam) 라는 표어 아래 회원들의 모든 활동이 질서 지워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특히 이냐시오는 당시 마르틴 루터(1483-1546)와 그 추종자들의 종교개혁으로 동요하고 있던 가톨릭교회 전반에 걸쳐 내적 쇄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에 관한 저술과 제자교육에 힘쓰다가 1556년 7월 31일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다. 1622년 교황 그레고리오 15세에 의해 시성(諡聖)되었다.
예수회의 목적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회원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의 구원과 완덕을 전심전력으로 추구하는 데 있다. 예수회의 행동양식은 영신수련을 통해 가난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전적인 자기 헌신에서 나오는 영적이며 인간적인 태도이다. 예수회의 기본정신은 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회원 각자의 인격완성과 종교, 교육, 문화사업을 통하여 높은 도덕심과 인내, 소명(召命)에 따르는 생활을 하도록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원의 모든 활동은 엄한 기도와 영신수련을 통하여 "모든 것을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에 있다.
[오늘의 복음] 마태 13,47-53 <좋은 것은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쳐서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것에 비길 수 있다. 48) 어부들은 그물이 그득 차면 해변에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은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 49) 세상 끝 날에도 이와 같을 것이다. 천사들이 나타나 선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는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그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51)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지금 한 말을 다 알아듣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예" 하고 대답하였다. 52)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맺으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는 마치 자기 곳간에서 새 것도 꺼내고 낡은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 예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 곳을 떠나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7개의 비유들 중 마지막인 <그물의 비유>로서 마태오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하늘나라를 "바다에 그물을 쳐서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것"(47절)에 비유하신다. 이 비유는 <밀과 가라지의 비유>와 친척간이다. 바다에 그물이 쳐져 있는 동안에는 온갖 것이 그물에 걸려드는 이치와 같이 수확 때까지는 같은 밭에서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게 된다. 그러나 추수 때에 밀과 가라지는 더 이상 함께 있을 수 없고 운명을 달리 하듯이, 그물을 끌어올리고 나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은 가려진다.(48절) 이미 율법이 명시하고 있듯이 식용이 금지된 것들은 따라 골라 아쉽지만 버려야 하는 것이다.(뱀장어, 메기 등: 레위 10,10-12 참조)
그러고 보면 오늘 복음의 <그물의 비유>는 종국에 펼쳐질 종말심판을 암시하는 상징적 행동이다. 최후의 심판 때에는 천사들이 심판관이신 인자(人子)의 명을 받들어 선인(善人)들 속에 끼어 있는 악인(惡人)들을 솎아낼 것이다. 악인들에게는 불구덩이가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며, 거기서 하는 일은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것이다.(49-50절) 비유들을 다 알아들었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제자들은 모두가 "예"라고 대답한다.(51절) 예수께서는 비유법을 통한 하늘나라 교육이 내심 잘 되었다고 흡족해 하신 모양이다. 제자들을 바로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52절) 라고 칭하시니 말이다. 곳간에서 새 것을 꺼낸다는 것은 이제 새로이 등장한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헌 것을 꺼낸다는 것은 구약의 말씀과 율법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해석하는 기준은 예수님의 정신이다. 예수님의 정신 또한 "모든 것을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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