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복음 Luke 6:35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해 주어라. 그리고 되받을 생각을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며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다. (공동)
"Love your enemies! Do good to them! Lend to them! And don’t be concerned that they might not repay. Then your reward from heaven will be very great, and you will truly be acting as children of the Most High, for he is kind to the unthankful and to those who are wicked.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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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위대한 영적 스승 중 한 사람인 헨리 나우웬(Henri Josef Michiel Nouwen, 1932-1996)은 영적인 삶을 자신의 깊은 자아를 향한, 동료 인간들을 향한, 또 하나님을 향한 발돋움(reaching out)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돋움을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고독으로 초대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혼자(alone)입니다. 어떠한 사람도 우리가 느끼는 것과 똑같이 느끼지 못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지 못하며, 우리가 행동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지 못합니다. 우리 각자는 하나밖에 없는 (unique) 존재이며, 혼자 있음(aloneness)은 우리의 하나밖에 없음(uniqueness)의 다른 면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혼자 있음을 외로움(loneliness)이 되게 내버려두느냐, 또는 그것이 우리를 고독(solitude)으로 인도하도록 허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혼자 있음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고독은 평화스러운 일입니다. 혼자 있음은 우리로 하여금 절망 속에서 남에게 매달리게 하고, 고독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의 존재의 독특성을 존경하게 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내게 합니다. 혼자 있음을 외로움이 되지 않게 하고 고독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은 평생에 걸친 싸움입니다.
이 싸움을 위해서는 누구와 함께 있을 것인지,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어떻게 기도할 것인지, 그리고 언제 조언을 구할 것인지에 관하여 의식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통하여 우리의 마음이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는 고독을 찾게 될 것입니다.
나우웬의 실제 삶 역시, 그가 말한 자유로운 고독을 향한 끊임없는 기도와 실천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다짐한 그는, 1986년 하버드교수직을 사임하고 프랑스의 트로스리 (Trosly)에 위치한 정신 박약아들을 위한 라쉐 (L’Arche) 공동체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고독과 기도를 통한 마음의 감동을 체험했고,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의 삶에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일들을 이룬다는 것 보다 이웃과 함께 자기의 존재를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제 2의 회심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그 공동체로의 초청과 방문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오늘, 하느님께로부터의 선물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결심합시다.
만일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스러운 상처들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입시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우리를 주님의 삶으로 초대하는 주님의 커다란 선물로 받아들입시다. 그것을 단순히 개인적인 고민으로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 본향안에 이웃을 향한 공간, 이웃과 함께 그 고통과 상처를 나눌 수 있도록 이해되는 공간을 가지게 해주심-으로 받아들입시다.
이를 위해서 하느님앞으로 나아가 간절히 기도 드립시다. 나우웬은 기도를, ’하느님의 선물로서 일상적인 삶을 받아들이고 배우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우리들의 영적 고향인 하느님께 두고, 그 마음으로부터 일상을 메워가는 힘과 중심을 이끌어냅시다.
우리들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만드는 온유하고 겸손한 주님,
오늘도 나약한 저희를 위해서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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