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연중21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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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8-30 | 조회수1,251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2003년 8월 30일 (토) -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5,14-30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4)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었다. 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돈 다섯 달란트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또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16)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 17)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그와 같이 하여 두 달란트를 더 벌었다. 18) 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가서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 19) 얼마 뒤에 주인이 와서 그 종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주인님, 주인께서 저에게 다섯 달란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22) 그 다음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와서 ’주인님, 두 달란트를 저에게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래서 주인은 그에게도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24)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와서 ’주인님, 저는 주인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무서운 분이신 줄을 알고 있었습니다. 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저는 주인님의 돈을 가지고 가서 땅에 묻어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그 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6) 그러자 주인은 그 종에서 호통을 쳤다. ’너야말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다.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다면 27) 내 돈을 돈 쓸 사람에게 꾸어 주었다가 내가 돌아올 때에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28) 여봐라, 저자에게서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29)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30) 이 쓸모 없는 종을 바깥 어두운 곳에 내 쫓아라. 거기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비교는 불행을, 감사는 행복을...
오늘 복음은 종말에 관한 비유 4편(24,45-25,46) 중에서 "달란트의 비유"(25,14-30)에 해당된다. 우리는 예수께서 "사람의 아들은 너희가 생각지도 않을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24,44)는 말씀에 따라 종말비유의 특징을 "늘 깨어 준비함"으로 규정하였다. 늘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는 종말의 시간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이고,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종말 후에 세워질 신국(神國), 즉 하느님나라에 들어가기 위함이다. 불시(不時)에 들이닥칠 종말을 깨어 기다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종말로 시작되는 하느님나라의 시민(市民)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살아 있는 동안에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달란트의 비유에 등장하는 "어떤 사람"은 많은 종들을 부리는 아주 부자가 틀림없다. 주인은 먼 여행을 떠나기 전에 종들을 불러 각자의 능력대로 재산을 맡긴다. 루가복음은 "금화의 비유"(19,11-27)에서 열 명의 종에게 각각 금화 한 개씩(100 데나리온)을 맡기는데 비하여 마태오복음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재산을 종들에게 맡긴다. 한 데나리온이 일꾼의 하루품삯에 해당하니 한 달란트는 6,000 데나리온이다. 따라서 세 명의 종이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섯 달란트(30,000 데나리온), 두 달란트(18,000 데나리온), 한 달란트(6,000 데나리온)를 받는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이 떠나간 후에 종들은 각기 받은 달란트로 첫째와 둘째는 배가(倍加)시켰고, 셋째는 그냥 땅에 묻어 두었다. 주인이 돌아와서 종들과 셈을 밝히게 된다. 셈의 결과는 오늘 복음이 보여주는 바와 같다.
달란트의 비유에서 우리가 배우게 되는 종말교훈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깨어 기다리는 것"이다. 초기 교회가 당면한 "재림지체 현상"을 염두에 두고 "열 처녀의 비유"(25,1-13)와 "최후심판의 비유"(25,31-46)와의 맥락에서 달란트의 비유를 묵상하여야 한다. 출타한 주인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과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꼭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 사이의 긴장감은 일상의 신앙생활을 통하여 해소되어야 하는 것이다. 깨어 기다린다는 것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마음을 굳건히 하고, 목적의식을 뚜렷이 가지며,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두 번째 교훈이 들어 있다.
비유가 주는 둘째 교훈은 각자가 받은 달란트(Talent)를 종말의 시기까지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그릇에 맞게 능력을 주셨다. 비유에서 보듯이 받은 능력의 양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받은 것을 그냥 묻어두어서도 안 된다. "얼마나 많은" 능력보다는 많던 적던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모든 불행은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양을 가지고 남의 것과 비교하는 순간 인간의 불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반대로 양에 관계없이 자기에게 맡겨진 능력을 신뢰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사용한다면 여기서 인간의 행복은 시작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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