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성 그레고리오 교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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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9-02 | 조회수1,449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 2003년 9월 3일 (수) -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590-604) 그레고리오 성인은 540년경 로마의 세습귀족가문에서 태어났다. 청년이 되어 공직(公職)에 뛰어들어 일하다가 572년 로마지사에 임명되었다. 성인은 573년 공직을 사임하고 자신의 생가(生家)를 개조하여 "안드레아 수도원"을 만들어 수도생활에 전념하면서, 자신의 유산과 재산을 모두 털어 시칠리아에 6개의 수도원을 더 세웠다. 수도자로 부제품을 받은 성인은 579년 콘스탄티노플의 교황사절에 임명되어 585년까지 일한다. 뻴라지우스 교황(579-590)의 뒤를 이어 590년 9월 3일 교황이 된 성인은 604년 3월 12일 선종 하는 날까지 착한 목자로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았다. 성인은 전례를 개혁하고 로마와 이탈리아의 교구들을 재정비하였으며, 영국의 선교를 위해 수사들을 파견하였고, 교화(敎化)된 게르만족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였다. 짬짬이 시간을 내어 많은 설교와 신학적 편지와 서적을 남겼다. 성인의 신학적·교회 정치적 경향은 아우구스티노 성인(354-430)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서 후기 교부들에게 유산이 되었다. 그레고리오 성인으로부터 그리스도교 교회사는 중세기를 맞이하게 된다.
[오늘의 복음] 루가 4,38-44 <나는 복음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
38) 예수께서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그때 시몬의 장모가 마침 심한 열병으로 앓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부인을 고쳐 달라고 간청하였다. 39) 예수께서 그 부인 곁에 서서 열이 떨어지라고 명령하시자 부인은 열이 내려 곧 일어나서 사람들을 시중들었다. 40) 해질 무렵에 이 집 저 집에서 온갖 병자들을 다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모두 고쳐 주셨다. 41) 악마들도 여러 사람에게서 떠나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시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셨다. 악마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2) 날이 밝자 예수께서는 그곳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예수를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붙들었다. 43)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 하고 말씀하셨다. 44) 그 뒤 예수께서는 유다의 여러 회당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가파르나움에서의 하루
세례와 광야유혹 이후, 어느 안식일에 나자렛의 회당에서 공생활(公生活)의 목적과 방향을 논리적으로 선포하신 예수께서는 또 다시 안식일에 가파르나움의 회당에서 첫 공생활의 행적으로 마귀 들린 사람을 치유해 주셨다. 회당을 나선 예수께서 오늘은 (아직 제자로 불림을 받지 않은) 시몬의 집으로 가셔서 열병을 앓고 있던 시몬의 장모뿐 아니라, 해질녘에 사람들이 데려온 수많은 병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신다. 오늘 복음을 어제 복음에 연결시켜 살펴보면 구마기적과 병자치유는 모두 같은 날, 바로 안식일에 이루어진다. 이것을 두고 예수님의 "가파르나움에서의 하루"(4,31-41)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구약의 율법에 의하면 안식일에 "일"을 한다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아직은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분명히 이 "일"을 두고 트집을 잡을 것이다.(6,2.7)
앞으로도 자주 접하게 될 예수님의 구마기적사화나 병자치유사화는 그 서술상 일관된 구조를 보이고 있는 바, ① 상황묘사 및 마귀의 고백, ② 예수님의 기적적 구마 및 치유, ③ 구마 및 치유 실증(實證), ④ 당사자와 목격자의 증언과 반응 등의 순서를 따르고 있다. 우리는 마귀 들린 사람과 질병으로 앓는 사람을 분명히 구별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같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수님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갖가지 질병은 물론 천재지변까지도 마귀(악)의 다양한 작업이라 보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열병을 앓고 있는 시몬의 장모를 향하여 마치 "구마예식"을 행하시듯이 "열이 떨어져라"(39절)고 명령하셨던 것이다.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치유의 은혜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곧 이웃에 대한 "봉사"로 이어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의 "가파르나움에서의 하루"는 마지막 날까지 연일 계속될 그분의 일상을 보여준다. 하늘나라에 대한 가르침과 구마와 병자치유가 예수님 일상의 스케줄이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어디로 가셨는가?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42절) 왜 그곳으로 가셨는가? 이 부분에 대하여 오늘 복음의 언급은 없지만 그분은 기도를 하시기 위하여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신 것이다.(6,16 참조) 기도(祈禱)는 루가가 특별히 선호하는 복음의 테마이다. 루가는 공관복음 작가 가운데 기도에 관한 말씀과 이야기를 가장 많이 수록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친히 기도하셨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셨고, 끊임없이 기도하기를 권장하셨다. 많은 부분이 루가의 고유사료이다. 그러나 루가는 신자들의 믿음을 보존하고(22,32), 유혹을 이기며(22,40.46), 장차 재림하실 인자를 맞이하는(21,36) 방법으로 늘 기도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가르침을 받고 치유와 구마의 은혜를 입은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늘 그들 곁에 두려고 붙잡았다.(42절)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의 만백성을 위한 자신의 길을 가셔야 한다. 사람들이 입은 은혜는 하느님의 선물이요, 예수님의 하느님의 사람이기 때문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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