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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마와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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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3 조회수1,772 추천수15 반대(0) 신고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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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싸움]

 

올해초 지금 사는 아파트에 이사올 때의 이야기이다. 새로 지은 아파트라 입주 날짜가 잡혔는데 하필이면 우리 가톨릭에서 가장 바쁜 성주간을 며칠 앞둔 시점이었다. 나는 우리 성당의 전례교육분과장을 맡고 있는지라 맨먼저 입주에 대해서 주임신부님께 상의를 드리고 이사온 시점에 축성을 부탁 드렸으나 빡빡한 전례 일정인 관계로 성주간 이후에 축성식을 가지자는 것이었다. 신부님을 만나 뵙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차를 성당으로 다시 돌렸다. 축성이 좀 늦어진다면 우선 성수라도 뿌리고 우리 가족끼리 감사와 봉헌의 기도를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사짐 정리가 채 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그만 대충 정리하기로 하고 네가족이 저녁기도를 하기로 하였다. 먼저 성가를 한곡 부르고 집 구석 구석에 성수를 뿌리는 예식을 하였다. 가장인 내가 뿌리고 초등4년 요한이는 촛불을, 초등5년인 비오는 십자고상을, 아내 안젤라는 먼저 방과 창고를 다니면서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렇게 우리 가족끼리 조촐한 봉헌예절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감사기도, 저녁기도를 바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초등학교 4학년인 요한이가 아파트 베란다로 조심 조심 걸어 나가지 않겠는가? 기도중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참으면서 셋이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거실에 걸려있는 대형 십자고상을 내려 가지고 다시 베란다로 가는 것이 아닌가?.자기 키만큼이나 되는 고상을 가지고 말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었다. 십자고상 앞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바치고 있는데 십자고상을 내려 가다니 말이다. 하도 어이가 없어 베란다에 가보니 십자고상을 앞세우고 심각하게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무엇을 하는지 요한이에게 물었더니 요녀석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베란다 한쪽 벽면에 있는 창고안에 악마가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까부터 휘바람 소리 같은게 그곳 창고에서 계속 났는데 기도시간에는 그 소리가 더 크게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본대로 악마 퇴치는 십자고상이 적격이라는 생각 때문에 고상을 가지고 베란다로 갔다는 것이었다. 악마들은 십자고상이 가장 무섭죠? 라고  거듭 확인을 하는 요한이의 답변으로 그날의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물론 휘바람 소리는 났는데 그소리는 아파트 입주를 축하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나불대는 소리였던 것이다.

 

 

"악마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심지어 악마들도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무서워하고 떠나가면서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명제를 다시 확인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날 악마와 싸울려고 했던 요한이의 믿음, 즉 악마를 퇴치하는 방법은 그리스도로 대변되는 십자가만이 오직 유일한 길이라고 굳게 믿었던 어찌보면 철이 없는 것 같지만 순수한 어린아이의 그 마음을 닮고 싶어집니다. 요즈음은 방학때라 생활이 헤이해져 저녁기도를 이리 저리 핑계를 대면서 하지 않을 것 같가도 하지만, 그래도 아빠 옆에 앉아서 기도를 같이 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하느님께 그저 감사만 드릴뿐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두아이들이 인생의 길중에서도 특별히 사제의 길을 선택되도록 기도하렵니다. 특히, 요한이앞에는 절대로 악마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 신상에 이롭지 않을까 싶다. 분명 요한이의 믿음을 당해내지 못할것이니까?

 

                        <통신성서모임 - 마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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