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한국의 순교성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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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9-20 | 조회수1,619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 2003년 9월 20일 (토) -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오늘의 복음] 루가 9,23-26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그때에 예수께서 23)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24)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 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영광스럽게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목숨을 살린 사람들
오늘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과 이웃 때문에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된 103위 한국 천주교의 순교 성인들을 기념하는 대축제의 날이다. 동시에 우리들도 성인들의 순교정신을 본받아 신앙을 증거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날이다.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들어왔는지 모르는 신자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세계의 어느 교회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평신도 자체에 의한 선교방식이었다. 천주교(서학)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이미 조선시대 후기 17세기 초엽에 창설된 실학파에 의해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실학파는 전통유학(儒學)의 전근대적인 사고와 가치관에서 탈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眞理)를 탐구하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태도에서 출발하였다. 18세기 말엽에 이르러 실학파의 학자들은 천주교를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적 신앙으로 받아들여 소위 "비신자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신앙을 실천하였다. 그러나 신자가 되기 위해서 세례를 받아야 함을 알고는 북경으로 가는 동지사 편에 이승훈을 딸려 보낸다. 1984년 이승훈(베드로)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은 후 관련서적들과 성물(聖物)들을 가지고 귀국함으로써 천주교 신앙공동체는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초기 공동체가 임의로 만들어 실시한 "가성직(假聖職)제도" 또한 교회사에 유례없는 조직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791년부터 조선의 천주교는 조정으로부터 박해를 겪어야 했다. 초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의 이유는 서학의 평등사상으로 말미암은 양반위주의 사회질서 파괴와 유학정신의 근간인 조상제사의 거부였으나, 나중에는 정치적 다툼과 이권이 개입되었다. 모진 박해 중에도 신자들은 중국의 성직자와 1836년부터 프랑스의 선교사들을 영입하여 교세를 확장시켰고 결국 김대건 안드레아와 최양업 토마스 두 명의 방인 사제를 배출하였다. 조정의 천주교에 대한 박해는 100년 넘게 계속되었고, 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순교했다. 대대적인 박해로는 1791년(정조15) 신해박해, 1801년(순조1) 신유박해, 1839년(헌종5) 기해박해, 1846년(헌종12) 병오박해, 1866년(대원군) 병인박해를 손꼽을 수 있다. 이들 박해 중에서 기해, 병오, 병인박해 때 순교한 103명이 한국 천주교 창설 200주년을 맞아 내한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984년 5월 6일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들 가운데 최초의 방인 사목자였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와 훌륭한 평신도 정하상 바오로가 대표적 인물이다.
"재물을 잃으면 적게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목숨을 잃으면 죄다 잃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어느 보신탕 집 벽에 걸려있던 액자 속의 글로 기억된다. 맞는 말이다. 목숨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그렇다고 목숨을 잃지 않을 방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 목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예수님을 추종하는데 역행하는 "자아"와 "욕심"을 조금씩 버리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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