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John 13:23
그 때 제자 한 사람이 바로 예수 곁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였다.
One of Jesus’ disciples, the one Jesus loved, was sitting next to Jesus at the table.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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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이 밤 그대로 죽게 해주십시요.
주님의 뜻대로 거두어 주십시요.
행여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의 삶을 더욱 열심으로
지내게 하여 주십시요 "
이것은 재속 프란치스코 기도문이라고 하는군요.
어제 어떤 참 좋은 교우분 한 분께서 제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오늘 성서말씀에 나오는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 요한 역시, 이런 유사한
기도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고 섬기던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예수님, 야고보
형, 베드로 형제, 성모 마리아, 다른 많은 사도들...- 자신 역시 모진 핍박을 받다
밧모섬으로 유배갔을 때, 그 남자, 요한은 그 험하고 외로운 그 섬에서 예수님을 향해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 이제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그 때 예수님은 ’그의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나타나 이런 위로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아니다, 요한아. 너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너는 살아서 할 일이 아직도 더
남았다. 죽는 것만이 나를 위한 사랑은 아니다. 살아남아 순교하는 삶이야 말로, 진실로 내가
너에게서 바라는 바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시고, 그의 여려진
가슴을 한번 더 포근히 감싸주셨으며, 그의 풀어진 두 손을 모두모아 잡고서는 다정히
다둑거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아주 아주 오래 살아남아 주님을 만난 일들과 주님께서 자신에게
전해 주신 메시지를 글로 기록했지요. 그것이 요한묵시록과 같은 글입니다. 사도 요한이 쓴
요한 복음을 읽어보면, 그것이 다른 복음서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관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들이 예수님과 예수님 시대의 이야기를 평면적인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요한 복음은 마치 한 차원 더 높은 관점을 가진 것 같습니다. 즉, 마치
그가 그의 상징인 독수리가 되어 저 높은 하늘-한 눈에 전체를 일괄해볼 수 있는 그런 하늘-
어느 한 공간을 휘저으며 글을 쓰기라도 한 냥, 모든 것에 막힘이 없고 거침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요한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저희에게 들려주시고자 하는 가장 핵심, 가장 속
뜻, 가장 깊은 뜻의 말씀들을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사도 요한의 처음 별명이 "천둥의 아들" 인 것을 알고 계시지요?
(*^^*) 예수님을 처음 만났던 그 시절, 요한은 그의 형 야고보와 함께 성격이 매우 급하고
흥분을 잘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런 별명을 붙여주셨지요. 그런 요한이 예수님을
따라다닌지 3년 만에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자로 변했습니다. 남자의 대담성과 여자의 온순,
그 두가지를 조화시킨 완벽한 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러자니......! 예수님께서 도대체
그를 얼마나 사랑해주셨을까요? 그러자니, 도대체 그가 예수님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고
사랑했었을까요!
사랑이신 주님,
오늘 저희는 당신께서 사랑하신 제자, 사도 요한 성인을 생각합니다. 그 분은 이미 오래 전에 당신 품으로 가셨으나, 사실 그 분은 아직까지도 저희곁에 남아 당신의 사랑을 전해주고 계십니다.
주님,
저희도 오늘, 요한께서 하셨던 것처럼 당신의 품에 가만히 안겨보고 싶습니다. 그 가슴에 기대어 소리와 온기로 전해지는 당신의 평온과 슬픔을 동시에 느껴보고 싶습니다. 저희 가슴의 호흡과 진동이 당신의 그것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일치될 때까지 아주 오래, 아주 오래오래 당신께 기대어 있고 싶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랑의 근원이시자, 그 모든 사랑을 넓히고 깊이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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