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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3-10-07 | 조회수1,440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어느 개인전...]
지난 주말 개인전이 열리는 화랑에 초대 받아서 간일이 있다. 국선 입상을 몇 번하셨던 화가의 명성에 걸맞게 그 화랑은 발디딜틈도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개시 테이프를 끊는 시간에 앞서 원로 화가께서 오늘 개인전을 열게되는 화가의 작품평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 원로 화가의 말씀을 요약하면 이러했다. 원래 서양 미술 작품은 그 작품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화폭이 꽉 차 있는게 특성이며, 화폭 전체가 완벽한 채색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게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때로는 그 치밀함과 구도 및 색채의 조화에 감탄하면서 발걸음을 떼어 놓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는 듯 하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동양 미술작품은 화폭에 아주 넉넉한, 처리하지 아니한 공간이 지나치지 않을까 할 정도로 많으며 채색한 부분이 그러하지 아니한 여백보다도 훨씬 적게 처리한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게, 마치 그림을 그리다가 그만둔 것처럼 아주 많은 여백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개인전을 여는 화가는 서양화를 전공을 했는데도 동양의 미술 작품의 넉넉함을 보여주는 동서양의 만남의 조화를 잘 이뤄내는, 즉 강렬하면서도 채색의 조화가 구도을 잘 맞춰지기도 하면서 아울러 아직 다 그리지 않은 것처럼의 여백의 활용을 적절히 빗어내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화평을 하는 것을 보았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마르타가 보여준 믿음의 행동적 실천적 삶과 마리아가 보여주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과 사랑의 향기가 동시에 묻어 나올 때 예수님께 나아가는 길은 더 쉽게 열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양미술작품에서 보여주는 강렬하고 완벽하리 만큼 구도가 갖춰진 듯한 작품세계와 부족한 듯하지만 넉넉함과 내면을 생각해야하는 동양미술작품과의 만남이 있을 때 가장 완벽한 작품이 되는 것 처럼 세상의 모든 이치도 이렇듯 내면과 외적인 조화가 이뤄졌을 때 최고의 찬사를 들을 것이라 생각을 해봅니다.
활동가와 관상가의 대변적인 인물인 마르타와 마리아의 믿음을 통하여 어느 한곳에 치우쳐져 있는 내 신앙생활이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 통신성서모임 마남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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