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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 엄마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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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05 조회수1,171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 중섭, 황소(1942)

 

 

 

 

 

 구약의 사랑 61- 엄마와 딸


    사무엘 하 2 Samuel 13, 21
 

     다윗왕은 이 이야기를 듣고 몹시 화가 났지만, 암논이 사랑하는 맏아들이라 기분상할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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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딸 소연이는 Grade 2(2학년)입니다. 그 아이가 1학년이던 작년 여름, 저희 가족은 방문연구원인 남편을 따라 이곳 캐나다 애드몬튼으로 왔습니다. 처음에 아이는 학교생활에 조금 힘들었습니다. 특히 체육시간에 방향을 잘 못알아들어, 자신이 꼭 바보가 된 것 같다고 했지요. 하지만 점점 나아지더군요. 그 시절에 제가 해 줄 수 있었던 일은,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올 때 마다 안아주고 뽀뽀해주고...하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참으로 좋은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은퇴를 앞둔 미세스 사일러는 늘 딸아이를 격려해주셨습니다. "2개 국어를 쓰는 것은 더 없이 훌륭한 일이다, 항상 모국어에 대한 긍지를 가져라...넌 뭐든지 할 수 있다..." 덕분에 딸아이는 늘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고, 학년 말에가서는 8과목 전과목에서 성취도 A+와 노력도 Excellent에, 영어작문이 교내신문에 실려 상으로 교장선생님하고 맥도날드에 식사도 가고, 친구들 생일파티에도 자주 초대받는 그런 아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 만난 중국계 선생님 펑 선생님은 달랐습니다. 칭찬도 별로 없고 엄격할뿐더러, 아이를 기죽게 했습니다. 그렇게 학교가기 좋아하던 아이가, 집에 있는 날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학을 시켰지요. ’이왕 전학하는 김에...’하고 큰 맘 먹고, 시험보고 인터뷰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교로 전학시켰습니다. 매일 숙제가 나왔고, 또 중간에 전학 간 덕분에 곤란한 점도 있었지만,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아이도 학교가는 것을 다시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딸아이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니,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좋겠다구요. 처음 있는 일이라, 부랴부랴 차를 몰고 학교로 갔더니...딸아이가 오피스 앞에 혼자 앉아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를 보더니 대뜸 "엄마, 엄마는 내가 성적이 좋고 아픈게 좋아? 아니면 성적은 나빠도 안 아픈게 좋아?" 이렇게 묻습니다. ..."소연아, 나는 네가 아프지 않는게 좋아. 엄마는 너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공부는 좀 못해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 걱정마..."


       사실은... 어제 아이가 처음으로 70점을 맞아왔습니다. 영어작문시험을 보았는데, 문장은 맞게 썼는데, 왜 그런지를 설명하는 일에는 좀 부족했나 봅니다. 그 성적을 보고,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랐습니다. "괜챦아, 소연아. 하지만, 엄마는 네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 결국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제가 더 현명하게, 기분상하지 않게 말을 했어야 했나봅니다. 아이는 시무룩해서 잠이 들었습니다. 잠결에 아이에게 "소연아, 하느님이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절대로 잊으면 안되...’했더니, ’응..’하고 대답하긴 했는데, 어린 우리 딸아이에게는 하느님의 사랑보다 엄마의 사랑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사랑이신 주님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자신의 딸들에게, "성적보다는 건강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고 수시로 말하고, 표현하고, 웃어주고, 느끼게 해주는 그런 엄마들이 되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또한, 이 세상의 모든 딸들이 자신의 엄마들이 자신을, "이 세상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는 것을 늘 잊지 않는 그런 딸들로 자라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사랑이 많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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